우리나라 경제의 추세 성장률이 2%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급격한 구조변화보다는 생산성 하락과 투자 부진 등의 영향이 주요 원인으로 평가됐다.
추세 성장률은 경기 순환적 요소, 일시적 경기 충격 영향 등을 배제한 성장률을 말한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한국경제의 추세 성장률 하락과 원인`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 추세 성장률은 2010년대 초반 이후 2019년까지 연평균 2%로 추정됐다.
먼저 1980년대 후반 7.7%에 이르던 추세 성장률은 1998년 4%까지 떨어졌었다.
`3저(낮은 달러·유가·금리) 호황` 종료에 따른 총요소 생산성 하락과 1989년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평균노동시간 감소 등 `1차 하락기` 요인으로 분석됐다.
2001년(4.4%)∼2010년대 초반(2%) 2차 하락기는 `IT(정보통신기술) 붐`이 꺼지면서 설비투자가 둔화된 점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2000년대 이후 생산성이 높은 신생기업이 줄고 생산성이 낮은 기업 퇴출이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장률 요소 가운데 총노동시간의 경우, 평균 노동시간이 줄더라도 여성의 고용률 증가가 이를 상쇄해 성장률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활발한 기술혁신에도 생산성 증가 속도가 더뎌지는 `생산성 역설`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학계에서는 신기술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데 걸리는 실행시차, 비즈니스 역동성 감소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한은은 이처럼 추세 성장률 하락이 생산성과 가장 밀접한 만큼, 추세 성장률을 높이려면 딥러닝을 포함한 인공지능(AI),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남강 한은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다만 이들 분야의 투자가 가시적 생산성 증대로 이어지는데도 실행시차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지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아울러 AI·신재생에너지 등의 기술이 사회 각 부문으로 확산되기 위해 기술과 결합한 제품, 비즈니스 모형 등에 대한 혁신과 투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