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논란이 일었던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지역화폐의 부작용이 크다고 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의 연구와 상반돼 눈길을 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하 연구원)은 31일 `지역사랑상품권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보고서를 통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행정안전부의 의뢰로 지역화폐 이용자 1,021명과 소상공인·자영업자 522명 등을 대상으로 지난 10∼11월 진행한 설문조사와 이를 토대로 예상한 경제적 효과 분석을 담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화폐 가맹점의 경우 지역화폐를 도입한 뒤 월평균 매출액이 87만 5천원(3.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비가맹점의 월평균 매출액은 8만 6천원(0.4%) 줄었다.
지역화폐가 화폐 이용자의 소비 규모를 키운 사실도 드러났다.
이용자의 월평균 소비 금액은 상품권 도입 후 29만 9천 원 늘었고, 77%는 보유한 지역상품권을 3개월 안에 모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 조세연 `지역화폐 부작용` 보고서에 이재명 "얼빠진 기관"
지역화폐는 해당 지자체가 발행하는 상품권 개념으로, `지역사랑상품권`이라고도 불린다.
과거 일부 지자체에서만 활용되다가 2018년 중앙정부가 상품권 발행액의 일부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도입 지역이 급증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정부 지원이 더 늘면서 전체 발행 규모는 9조 원, 이중 국고지원금이 6,690억 원에 달했다.
내년에는 총 15조 원의 지역화폐가 발행, 그중 1조 522억 원의 정부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9월 조세연은 "소비지출을 역내에 가두는 데에서 오는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는 모든 지자체가 발행에 참여하면 사라지게 된다"라고 지적하며 "오히려 정부 보조금 등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순손실이 올해 2,260억 원에 이른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두고 이재명 경기지사가 "근거 없이 정부정책을 때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는 격양된 비판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이 지사는 "지역화폐는 타지역이 아닌 자기 고장의 소비를 촉진하는 측면과 중소상공인 매출 증대 지원을 통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유통공룡으로부터 지역 소상공인들을 보호하는 측면 두가지가 있다"며 "유통 대기업과 카드사 매출이 줄고 중소상공인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연구할 것도 없는 팩트"라고 주장했다.
여효성 지방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역상품권은 지역 내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긍정적 효과가 크다"면서 "업종별 매출액 증가율을 보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업종의 매출 유지에 지역상품권이 도움이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