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동물원
<앵커>
다음 키워드는 `위기의 동물원`인데,
동물원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겁니까?
<기자>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동물원 얘기가 아니라,
위기를 맞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그룹인 알리바바 얘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키워드가 위기의 동물원인데,
알리바바가 왜 동물원인가요?
<기자>
알리바바는 홈페이지에 그룹 생태계를 `알리바바 동물원`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자회사와 서비스명에 동물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이번에 위기를 맞은 건 바로 개미가 붙은 `앤트그룹`인데요.
앤트그룹은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알리바바의 자회사입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금융 관련 4개 국가기관이 합동으로,
앤트그룹 경영진을 예약 면담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예약 면담이란 정부 기관이 기관이나 개인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고,
또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자리를 말하는데요.
중국에서는 이 자리가 `기업 군기 잡기`로 불리기도 합니다.
앤트그룹이 진행하는 대출, 투자상품 등 핀테크 업무가
규정을 위반했으나 즉시 중단하라는 게 면담의 공식적인 이유입니다.
<앵커>
공식적인 이유라면, 숨은 이유라도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바로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때문입니다.
마윈은 지난 10월 왕치산 국가부주석 등 고위 인사들 앞에서,
금융 당국을 규제 위주의 `전당포 영업`이라며 비판했습니다.
그 이후 중국 당국의 알리바바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건데요.
상하이와 홍콩 증권거래소는 세계 최대 규모로 예상됐던 40조원의 앤트그룹 상장을 중단했고,
알리바바의 백화점 인수 과정에서 당국에 반독점 신고가 누락됐다며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지난 24일에는 알리바바에 대해 반독점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마윈은 "국가가 원한다면 플랫폼의 어떤 부분이라도 내주겠다"고 백기투항의 뜻을 내비쳤고,
반성의 의미로 그룹 일부에 대해 국유화를 제안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앵커>
우리도 금융쪽은 관치논란이 있는데 중국은 오죽할까 싶네요.
위기의 동물원, 알리바바 투자하신 분들은 손해가 있겠군요.
<기자>
핵심 수익인 소액 대출과 각종 투자상품 판매를 포기해야 하는 만큼,
기업 자체의 피해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34% 내린,
222.00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홍콩증시에 상장한 알리바바 역시 8.13% 하락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10월 고점에서 5,000만원 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면,
현재는 1,500만원 정도를 잃은 셈이 됩니다.
<앵커>
석달 만에 3분의 1토막이 난 건데, 알리바바 투자하는 사람이 많습니까?
<기자>
실제로 서학개미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국 주식 가운데 하나가 알리바바인데,
24일 기준으로 홍콩과 뉴욕 증시에서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알리바바 주식 규모는 각각 1억 2,700만 달러, 2억 6,000만 달러 수준입니다.
4,000억원이 넘는 규모인 만큼 근심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앞으로 외국인들이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게 껄끄러워지는 것 아닙니까?
<기자>
네. 당분간 알리바바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주식의 최대 리스크는 중국 정부"라는 비판까지 나오는데요.
실제로 시진핑 정권은 정부 방침에 따르지 않는 기업들을 가차없이 쳐내왔습니다.
다롄완다그룹, 안방보험그룹, HNA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 기업은 당국의 자산 매각 명령을 받고 국유화됐거나 창업주가 18년 이상의 장기 징역형을 받는 곤혹을 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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