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을버스는 복잡한 동네 구석구석을 운행하며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중요한 대중교통 중 하나입니다.
동시에 아직까지 상당수의 마을버스가 디젤 엔진을 장착하고 있어 도시 매연의 주범으로도 지목받고 있는데요.
그린 뉴딜 정책이 발표되며 대중교통을 전기차로 바꾸는 사업이 한창이지만, 마을버스만은 예외라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배성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중교통은 마을버스만이 다닐 수 있는 서울 시내의 한 좁은 골목길에 나왔습니다.
보시다시피 이렇게 매연을 내뿜는 디젤 엔진을 장착한 마을버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아직까지도 서울 지역 마을버스 450대, 전체로는 10대 중 3대가 이와 같은 경유 차량입니다.
가파르고 좁은 길이다 보니, 인근 주민들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매연을 마셔야 합니다.
<인터뷰> 박윤경 / 서울시 명륜동
"문 열어놓기가 곤란할 정도예요. 매연 냄새 때문에 손님들이 식사하는데 불편하거든요."
<인터뷰> 박애경 / 서울시 명륜동
"마을버스는 여기가 폭이 좁다 보니까 교통이 바로바로 빠져나가지 않다 보니까 시끄럽기도 하고, 계속 여기 정차되어 있어서 매연이 나오기도 하고 그러니까 그게 제일 불편하죠."
서울시도 이러한 문제를 모르지 않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친환경 전기버스` 사업을 발표하면서, 올해 내로 마을버스 100대를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교체가 확정된 마을버스는 고작 10대. 당초 목표의 10분의 1 수준입니다.
연내 전기차로 교체하려 했던 마을버스 회사 측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서울시 마을버스 관계자
"사업자 입장에서는 최소한 더 들진 않아야 하잖아요 돈이. 근데 시에서 그 마을버스에 대한 저상 보조금 예산을 잡아놓지도 않았던 거고요. 세부적인 부분들이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무조건 교체만 해야 된다는 부분이 아쉬웠던 거죠."
마을버스용으로 만들어진 저상 전기버스는 환경부와 국토부의 보조금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데, 행정적인 오류로 국토부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공영차고지가 없는 마을버스 특성상, 전기 충전기를 설치할 마땅한 장소가 없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A 마을버스 사장
"제일 큰 이유는 충전소를 확보하기가 어렵고, 또 있다고 하더라도 충전 시간이 너무 길어서 문제가 많이 있습니다."
<인터뷰> 서울시 마을버스 관계자
"시내버스 같은 경우에는 공영차고지가 있고, 공간이 넓진 않더라도 일단 공영차고지에다가 (충전기를) 심으면 되는 상황인데 저희는 그런 게 아니다 보니까 충전 시설 때문에 포기한 업체도 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초 70~80대였던 전기버스 교체 희망 수량이 10대로 줄었다는 설명입니다.
개별 마을버스 회사들이 신청한 내년도 전기차 교체 희망 수도 70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배기량이 약 1만cc인 경유 버스가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은 1km당 7.63g.
하루 평균 운행 거리(230km, 서울노동권익센터)를 감안했을 때, 마을버스 한 대당 하루에 약 1.7kg, 1년엔 약 642kg의 질소산화물이 배출되는 셈입니다.
실제로 2018년에는 마을버스 94대, 전체의 6% 정도가 배출가스 기준치를 초과해 단속되기도 했습니다.
5년 뒤 전기 마을버스 470대를 교체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은 서울시.
마을버스를 도시 매연의 주범으로 지목하고도 정작 문제 해결엔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배성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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