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세가 이어지자 기업과 개인이 달러 매수에 나서면서 달러 예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19일 기준 527억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대치로, 달러예금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12년 이후 최대 규모이다.
은행권은 현재 추세라면 11월 말 기준 달러예금 잔액이 역대 최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달러예금 잔액이 하루 이틀 사이에 원화로 1조∼2조원 이상 늘면서 553억달러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22개월 만에 최저치(1,113.9원 마감)를 기록한 지난 9일 5개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530억3천900만달러)은 전 영업일(6일)보다 9억7천700만달러나 늘었다.
환율이 1,110.0원에 마감하며 2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한 11일에는 이틀 새 22억8천700만달러가 불어나 5개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이 553억2천600만달러에 달했다.
이후 13일 주춤하는 듯했으나, 환율이 29개월래 최저치인 1,103원대로 마감한 18일 531억900만달러로 늘어났다.
주요 은행 관계자는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달러를 미리 확보해두려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들 가운데 환차익을 노리고 `쌀 때 사두자`며 달러를 사들이는 수요도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한국 수출이 회복되면서 우리 기업의 달러 계좌에 수출 대금이 많이 들어와 있는 것도 달러예금이 증가한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수출 기업의 경우 지난 3월 코로나19의 대대적인 확산 이후 주식 폭락과 달러 강세로 인한 원화 약세를 겪었던 불안 심리가 아직 남아 있어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팔지 않고 그대로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시중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