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태일 열사에게 드린 훈장은 ‘노동존중 사회’로 가겠다는 정부 의지의 상징적 표현입니다…노동존중 사회에 반드시 도달할 것이라는 의지를 갖고, 수많은 전태일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12일 고(故)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 전 국회의원과 전태삼·태리 씨를 청와대로 초청해 최고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22살의 전태일 열사는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앞에서 근로기준법전과 함께 자신의 몸을 불에 태웠다.
문 대통령은 추서식 이후 환담에서 "50년이 걸렸다"며 "50년이 지난 늦은 추서이긴 하지만 우리 정부에서 전태일 열사와 이소선 어머니께 훈장을 드릴 수 있어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10 기념식 때 故 이소선 여사에 모란장을 추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는) ‘나에게 근로기준법을 가르쳐 줄 대학생 친구 한 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늘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1970년에 저는 고3이었다"며 "노동운동과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에 대해 처음으로 눈을 뜨고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나중에 노동변호사가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문 대통령은 "저는 전태일 열사의 부활을 현실과 역사 속에서 느낀다"며 "군사정권에서 끊어졌던 노동운동이 전태일 열사를 통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 14시간-주 80시간 노동이 연 1,900시간 노동으로, 하루라도 쉬게 해 달라는 외침이 주 5일제로, ‘시다공’의 저임금 호소가 최저임금제로 실현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존중사회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고 발걸음은 더디지만 우리의 의지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태일 열사의 유족들은 잇따라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전태일 열사의 첫째 동생 전태삼 씨는 "국민들이 잊지 않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했고 둘째 동생 전순옥 씨도 "대통령의 노동존중이 없었다면 새로운 노동의 역사를 쓴 이런 날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한 전태일은 지금 뭐라고 얘기할지 궁금하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는 `아직 멀었다`고 하시겠지요"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