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업계 최악의 보릿고개…수위권 회사도 `휘청`여행 산업이 최악의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3위인 자유투어는 최근 오프라인 영업을 중단하고 본사 사무실을 철수했다. 자유투어는 지난해 132명에 달했던 임직원을 올 상반기 30명 대로 줄였다. 현재 운영하는 온라인 채널은 항공권 환불요청을 처리하기에도 벅찬 상태다.
업계 1·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하나투어의 경우 지난해 2분기 2천억원에 가깝던 매출이 올해 2분기에는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적자는 518억원을 기록했다. 모두투어도 2분기 매출이 30억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8%나 줄었다. 영업손실은 93억원이다. 대기업 계열인 롯데관광개발은 2분기 매출이 상장사 매출기준치인 5억원을 달성하지 못해 주식거래가 정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들 여행사는 국내여행과 무착륙비행 상품으로 버티고 있지만 3·4분기 실적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추석연휴가 있었던 3분기조차 고객모집이 지난해의 1~2%에 불과했다.
● 중소 여행사 폐업 도미노…정부지원도 못받아중소 여행사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올해만 약 1천 곳이 문을 닫았다. 남은 2만여 곳도 벼랑 끝에 가까스로 매달려있다. 올해 2월부터 8개월째 매출 0원인 곳이 허다하다. 이들은 지난달 10일 정부가 발표한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도 빠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영세 여행사 지원을 호소하는 글이 쏟아진다. 자신을 영세법인여행사 대표로 소개한 한 청원인은 “모든 여행예약이 취소가 되어 9월 현제까지 매출이 0이 됐다”며, “제일 큰 피해를 입은 건 여행사들인데 왜 모든 지원에서는 빠져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 소비자 피해 잇따라…소비쿠폰 대책 될까소비자 피해도 잇따랐다. 서울시 관광협회 게시판엔 여행사 피해 접수가 한창이다. 계약금을 돌려받을 채권자 모집 절차다. 이미 부도가 난 곳을 포함해 관련 업체만 160여 곳이다. 일부 업체는 소비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돈을 써버린 채 폐업하기도 했다. 관련 피해자만 신혼부부 300쌍, 피해금액은 8억원이 넘는다. 해당 여행사는 이럴 때를 대비한 여행사 보험도 가입이 안돼 있어 사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상황이 더 길어지면 이런 사례가 더 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30일부터 여행업계 살리기를 위해 소비쿠폰을 푼다. 여행상품에 대해 30%, 최대 6만 원을 깎아주는 쿠폰이다. 대상은 정부 공모를 거쳐 선정된 천여 개 여행상품이다. 이 쿠폰은 지난 8월 중순께 지급이 시작했다가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이틀 만에 중단됐다. 정부는 이번에도 언제든 중단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