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대기오염 상태가 최악인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대선 TV 토론에서 "인도의 공기가 정말 더럽다"고 한 발언에 관심이 쏠렸다.
글로벌 대기오염 조사분석 데이터 업체 `에어비주얼`(AirVisual)에 따르면 24일 오전 인도 델리의 대기오염도지수(US AQI)는 287로, 전 세계 95개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나빴다.
US AQI는 ▲ 건강에 해로움(151∼200) ▲ 매우 건강에 해로움(201∼300) ▲ 위험(301∼500) 등 6단계로 나뉜다.
이날 델리 지역의 초미세먼지(PM 2.5) 수치는 237㎍/㎥이었고 미세먼지(PM 10) 농도는 406㎍/㎥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서울은 초미세먼지 11㎍/㎥, 미세먼지 27㎍/㎥ 등 대기오염도지수가 45로 공기 질이 `좋음`으로 평가됐다.
델리의 대기 질은 1∼9월은 대체로 보통 수준을 보이지만 10∼12월에는 심각하게 악화한다.
이 시기에 인도 북부 펀자브주와 하리아나주의 화전민들이 농경지를 태운 연기가 바람을 타고 날아오고 10월 말∼11월 중순 힌두교 최대 축제인 `디왈리 축제` 때 폭죽까지 대량으로 터뜨리기 때문이다.
디왈리는 빛이 어둠을 이긴 것을 축하하는 축제로 인도인들은 디왈리 때 더 많은 빛을 밝히면 더 큰 행운이 찾아온다고 믿기에 엄청난 양의 폭죽을 터뜨린다.
올해 디왈리는 11월 14일이다.
디왈리를 앞두고 인도 보건 당국은 대기질 악화뿐만 아니라 인파 밀집에 따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까지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대선 전 마지막 TV 토론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놓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와 격돌하면서 인도의 대기 질을 언급한 내용이 주목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를 봐라. 아주 더럽다. 공기가 정말 더럽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기후변화 대응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에 화살의 방향을 다른 나라 사례로 돌린 것은 유치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대기질이 나쁜 것은 사실이다. 대기오염이 코로나19의 영향을 악화시킬까 두렵다"는 반응도 잇따랐다.
인도의 카필 미쉬라 의원은 "트럼프의 말이 맞다. 우리 공기 질은 사실 정말 더럽다. 델리에서 우리는 독을 마시고 있다"며 "우리 모두 모여서 진짜 이유를 다룰 순간"이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