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유럽으로 출국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글로벌 현장 경영을 재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1시쯤 김포공항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했다. 약 1주일 간의 일정으로 네덜란드를 거쳐 스위스 등 유럽 각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첫 방문지인 네덜란드에는 삼성전자에 EUV(극자외선) 노광기를 독점으로 공급하는 장비업체 ASML이, 스위스에는 반도체 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있는 만큼 유럽 일대의 글로벌 반도체 및 통신 기업들과 만나 사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구체적인 방문지와 방문 목적은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 부회장이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은 지난 5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이후 5개월 만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당시 세 차례의 코로나 검사를 받는 등 불편을 감수하면서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 사업을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유럽 출장 이후 곧바로 아시아 지역 출장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달 중에 베트남 하노이와 호찌민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 등을 방문한다.
당초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THT 신도시 지구에 건설하는 삼성전자 연구개발 센터 기공식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로 행사 자체가 취소됐다. 이후 출장길이 막혔지만 최근 베트남 정부가 외교관과 기업인 등에 대해 자가격리를 면제해주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하면서 출장 일정이 구체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베트남 출장에서 하노이에 건설 중인 연구개발 센터와 인근 휴대전화 공장, 호찌민에 위치한 모바일·TV·가전제품 생산시설 등을 둘러볼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도 예방할 것으로 전해졌다. 푹 총리는 지난해 11월 방한 당시 이재용 부회장과 단독으로 만나 베트남에 반도체 생산 공장 설립을 요청한 바 있다.
베트남 출장에 앞서 8일부터 `기업인 특별입국절차`가 적용되는 일본을 먼저 갈 가능성도 있다. 이 부회장은 패스트트랙 발효로 출입국 제한이 간소화되면서 조만간 일본의 경영인 등을 만나 코로나19로 중단됐던 5G 사업 등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3분기 매출 66조원, 영업이익 12조원을 넘어서는 깜짝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2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를 2조원 가량 웃돌았다.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노트20와 TV·가전 부문의 판매 호조, 중국 화웨이의 반도체 사재기 등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