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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소송 최종판결 연기…막판 변수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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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이 벌이는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위원회(ITC)의 최종 판결이 다음 달 말로 연기되면서 양 사의 소송전에 새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전면 중단된 양 사의 배상금 합의가 재개될 시간을 벌었다는 예상부터, ITC 최종 판결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맡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5일(현지시간) 당초 다음 달 5일로 예정했던 최종 판결 일정을 26일로 3주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ITC는 연기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ITC에서 진행중인 다른 소송들도 코로나로 일정이 최대 한 달 이상 판결이 연기되고 있어 양 사의 소송 건도 자연스레 결정일이 미뤄졌다는 것이다.
ITC는 LG화학(이하 LG)이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이하 SK)에 `조기 패소 판결(Default Judgment)`을 내렸고, 다음 달 5일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었다.
ITC의 조기 패소 결정이 최종 확정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과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 내 수입 금지 효력이 발생해 사업이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당초 업계는 내달 5일 이전에 양 사가 금전적 배상을 통한 합의를 끝낼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현재까지도 양 사의 합의에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배상금을 둘러싼 양 사의 금액 차이가 커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달 말에는 LG가 지난해 9월 제기한 또 다른 특허침해 소송과 관련해 SK 측이 증거인멸을 한 정황이 발견됐다며 ITC에 제재 요청서를 제출하면서 양 사의 갈등은 더 깊어졌다.
상호 날 선 비방 속에 `갈 데까지 가겠다`는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했고, 결국 영업비밀 침해 관련 배상합의도 중단되면서 ITC 최종 판결까지 갈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했다.
그러나 ITC의 최종 판결 연기로 추가 3주간의 물리적 시간을 벌게 되면서 양사가 극적인 타협을 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ITC가 LG측이 제기한 특허소송과 관련해 SK에 대한 증거인멸 제재 요구에 찬성의견을 낸 것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양 사의 분위기만 보면 판결이 연기됐다고 해서 합의를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도 "다만 그사이 양 총수가 직접 합의에 나서거나, 판결 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다른 변수가 생긴다면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음달 26일에 나올 미국 ITC 최종 판결은 크게 세 가지로 점쳐진다.
일단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은 ITC가 예비결정을 그대로 인용해 SK의 조기 패소 결정을 확정하는 것이다.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선 그간 ITC의 예비 결정이 한 번도 뒤집힌 적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후 미국 대통령은 60일 이내에 ITC 결정에 따른 수입금지 조치 등을 내릴지 이를 거부할지를 결정하는데 여기서 뒤집힐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LG 입장에선 가장 유리한 시나리오다.
두번째로 ITC가 조기 패소 판결을 그대로 인정하되, 공익(Public) 여부를 추가로 따져보겠다고 나올 수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이해관계자인 주정부와 시(市), 고객사, 협력사 등이 ITC에 SK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만약 ITC가 공청회(Public Hearing)를 열어, 그 결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내에서 배터리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미국과 그 기업 등의 이익과 부합하다는 의견이 많으면 미국내 배터리 공장 가동이 가능할 수도 있다.
세번째는 ITC가 지난 2월 내렸던 예비 판결에 대해 `수정(Remand)` 지시를 내리는 것이다. 사실상의 전면 재검토 결정으로 소송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SK에 유리한 상황으로 바뀔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ITC 최종 판결 연기를 놓고 "ITC가 재검토할 내용이 많기 때문이 아니냐"며 조기 패소 판결 결과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LG와 SK 양측은 ITC 최종 판결을 앞두고 `동상이몽` 중이다.
LG화학은 "영업비밀 침해는 중대한 범죄로 ITC의 조기 판결이 뒤집힌 적이 없고,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도 없다. 이번 판결 연기도 코로나 여파일 뿐, 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은 없다"며 자사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반면 SK 측은 "법조계 인사 등의 분석을 종합할 때 ITC가 예비 판결에 대해 `수정 지시`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며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지금까지 양 사의 배상금 합의가 교착상태에 놓인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TC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양 사가 항소를 거듭할 경우 소송전이 3∼4년 이상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상당한 소송비용과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그 어떤 판결보다 원만한 합의가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다만 ITC는 민사 재판이어서 SK에 최종 패소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합의`만 하면 수입금지 등 제재를 풀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당장 합의가 불발돼 최종 판결까지 가더라도 양사의 합의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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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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