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노출` 사고로 사용이 중지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중 일부 물량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방역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와 백신 조달 계약을 맺은 신성약품이 지난 21일까지 일선 병원과 보건소로 배송한 독감 백신 가운데 일부가 실제 접종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유통된 물량과 접종 인원을 확인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독감 백신 1천259만 도즈(1회 접종분) 공급 계약을 맺은 신성약품이 백신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냉장차의 문을 열어놓거나 제품을 땅바닥에 내려놓는 등 `냉장유통`(콜드체인)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예방접종 사업을 지난 21일 밤부터 전격 중단한 상태다.
상온 노출로 일단 사용이 중지된 물량은 500만 도즈다.
이 물량은 지난 22일부터 13∼18세 학령기 접종에 쓰일 예정이었으나, 접종 중단 조치를 몰랐던 일부 병원에서는 22일 오전 이 백신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전날까지 500만 도즈 가운데 시중에 유통된 물량은 없다고 설명해왔다.
상온 노출 백신의 안전성 여부는 아직 확인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다만 백신 속 단백질이 온도 변화로 인해 변형되면 백신의 효능이 변하거나 아예 효능이 없는 `맹물 백신`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면밀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그간 상온에 노출된 독감 백신을 모두 수거해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한 뒤 문제가 없으면 접종을 순차적으로 재개할 계획이라는 입장만 밝혀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