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회원권을 결제할 때, 미용실에서 머리칼을 자를 때, 길거리에서 양말을 살 때 자주 보이는 현금결제 할인.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카드·현금공제율과 한도가 높아진다고 하니 더 헷갈린다. 당장 5~10% 정도 할인된 금액으로 결제하는 것이 내게 이익일까? 아니면 지금 당장 금액을 더 내더라도 연말정산을 위해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는게 좋을까?
◆나의 소득세율 체크가 먼저먼저 현금영수증 발급과 현금 할인을 고민하기 전에 본인의 소득구간을 확인해야 한다. 급여소득이 많을수록 더 많은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소득공제는 소득이 있지만 여러 공제를 통해서 소득을 깎아주는 방식이다. 소득이 높을수록 소득세율은 높다. 보통 현금영수증은 소비금액의 30%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신용카드는 그 절반인 15%의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다만 카드와 현금결제(현금영수증 발행기준)를 해도 총급여액의 25%를 초과한 금액만 소득공제가 되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본인 연봉의 25%를 다 쓴 직장인 A씨를 사례로 들어보자. 500만원의 가전제품을 살 때, 5% 현금 할인을 받으면 25만 원을 아낄 수 있다. 만약 현금영수증을 발행할 경우 500만 원의 세금공제 30%인 150만 원을 공제 받는다. 직장인 A씨의 연봉이 1,200만 원~4,600만 원 사이라면 150만 원의 소득세율 15%인 22만 5천원, 4,600~8,80만 원 사이라면 24%인 36만원, 8,800만 원~1.5억 원 이하일 경우 35%인 54만 원의 세금을 내게 된다. 단순하게 보면 연봉 4,600만 원 이하는 현장 5%할인, 그 이상은 현금영수증이 유리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연말정산 소득공제 한도를 초과하지 않고, 징수된 세금이 실제 결정세액보다 적어 연말정산 때 토해내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다. 또 현금 할인액도 사업장 마다 5~10%씩 다양하고, 사은품까지 주는 경우도 있어 실제적으로 계산하기는 힘들다.
◆ 올해 공제율·공제한도 작년과 달라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공제율이 월 별로 달라지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현금영수증 30%, 신용카드 15% 공제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특히 3월 경우 기존 공제율에서 2배씩 상향 조정됐고, 4~7월에는 신용카드부터 현금영수증 구분 없이 모두 80%까지 공제해준다. 예를 들어 연봉이 4천만 원인 직장인 B씨는 1~12월 2천만 원을 썼다. 작년의 경우 연봉의 25%(1천만 원) 초과하는 금액인 1천만 원에 대한 현금영수증 30% 공제율을 적용해 150만원의 소득공제 받는다. 반면 올해는 1~2월 30%, 3월 60%, 4~7월 80%, 8~12월 30%로 연봉의 25% 이상 초과분인 1천만 원에 대한 공제액이 더 높아진다. 본인이 받은 현금영수증은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에서 오늘(9월21일)로부터 36개월 이내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 많이 써도 올해 소득공제 한도 330만원소득공제를 많이 받기 위해 소비를 늘려도 소득공제 한도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로 정부가 소비를 끌어올리기 위해 소득공제 한도를 30만 원 상향했다. 연 평균 급여액이 7천만 원 이하일 경우 올해 330만원까지만 공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즉 연봉 7천만 원 중 3천만 원을 썼고 현금영수증 공제율이 30%로 고정일 경우를 가정해보자. 연봉의 25%의 초과분(3천만원-1,750만원) 1,250만 원의 30%는 375만원이지만 330만원까지만 공제를 해주고 나머지 45만원은 공제액에 들어가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본인 소득에 따라 이미 공제액 한도를 초과했다면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는 것보다 현금할인이 유리하다.
◆현금 영수증을 깜빡했다면…
현금영수증을 신청하고 싶었지만 깜빡하는 경우가 있다. 원칙적으로 현금영수증은 현금을 지급받은(계좌에 입금된) 날에 교부해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에서 현금영수증을 자진발급 받을 수 있다. 일반 영수증에 적힌 금액, 거래일자, 승인번호를 입력하면 가능하다.
◆현금 할인 사실 엄연한 불법
사실 현장에서 현금 할인을 해주겠다며 현금영수증 발급을 거부하는 건 엄연한 불법행위다.
소비자의 요구가 없더라도 자영업자의 경우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사실이 적발되면 영수금액(부가가치세 포함)의 50%가 과태료로 부과된다. 같은 업체가 2회 이상 적발될 경우 가산세 5%에 과태료 20%를 추가 부과한다.
아직도 과세당국은 탈세를 위한 현금할인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탈세가 워낙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금액도 크지 않다보니 관리·감시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