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9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언행의 주의를 당부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영찬 의원의 `카카오 뉴스 편집 압박성 문자` 논란을 언급하며 "저를 포함해 모든 의원이 국민들의 오해를 사거나 걱정을 드리는 언동을 하지 않도록 새삼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몇 의원이 국민에게 걱정 드리는 언동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일부 의원이 부동산 정책이나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의혹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발언 논란을 한 번에 지적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 과정에서 김태년 원내대표에게 "이에 대해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원내 기강을 다잡아달라는 취지로 이해됐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윤 의원 문자 논란 과정에서 본인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더 엄격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윤 의원이 문자를 보낸 것이 지난 7일 이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8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한 뉴스 편집을 비교하며 항의하는 차원이었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태도뿐 아니라 업무 성과에서도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전날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첫 회의에서 "저는 일을 안 하면 안 했지 유야무야 하는 것은 잘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라 (한정애) 총괄본부장이 집중력을 가지고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내각의 군기반장`이었던 이 대표가 당에서도 그 역할에 시동을 건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국무총리 재임 시절 이 대표는 총리실 간부는 물론 장·차관이 현안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거나 정책 준비가 부족하면 즉석 질책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최고위원들과 만찬 자리에서는 `공개회의 메시지를 간결하고 짧게 해달라`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미 취임 이전부터 기강 잡기를 예고했다.
4·15 총선 유세 과정에서 "민주당이 부족한 것이 많다. 때로는 오만하다. 제가 그 버릇 잡아놓겠다"고 했고, 대표 수락연설에서도 "민주당을 유능하고 기민하면서도, 국민 앞에 겸손한 정당으로 개선해 가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들어 부동산 문제, 소속 자치단체장의 잇따른 성 추문 등으로 여권 지지율이 출렁였던 상황에서 더이상의 돌발 악재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취임 직후니 당의 기강을 다잡으려는 차원 아니겠느냐"라며 "그런 일성들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다만 상하 관계가 뚜렷한 내각과 달리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정당에서 기강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당 일각에서 나온다.
이낙연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