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의 인수 포기로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이 이달 말 구조조정 명단을 확정하기로 하는 등 인력 감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달 31일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하고 9월 말 이들을 정리해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리해고 대상은 현재 남은 직원 1,300명의 절반 이상인 700명 내외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지급 임금을 감당할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인수대상자를 찾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이와 동시에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희망 퇴직자에게는 추후 재고용과 체불임금 지급 우선순위를 부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희망 퇴직자에게 보상액 등의 인센티브 지급이 쉽지 않은 상황을 고려한 방안이다. 직원들은 지난 2월 임금의 60%만 지급 받았으며, 3월부터는 임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500여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퇴사했다.
앞서 사측은 지난 18일 조종사노조와 근로자대표 등에 회사 재매각 성사를 위해 재고용을 전제로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추진하는 방안을 설명한 바 있다. 이 같은 사측의 계획에 조종사노조 일부는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버 비를 내지 못해 회사 인사 시스템이 다운된 상황에서 정리해고 명단 선정이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인수·합병(M&A) 계약 해제 통보 후 재매각 추진을 위해 지난 18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다음 달 법정관리 신청을 목표로 재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법정관리 중이더라도 신규자금 지원(DIP 파이낸싱·회생 기업에 대한 대출)을 통해 당장 국내선 운항 재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일부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운항증명(AOC) 재발급을 위해 제2금융권 대출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자금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항공기는 5∼7대 규모로 운용하고 나머지 10여 대는 반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