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뚫린 것 같다.
연일 `물 폭탄` 수준의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 순식간에 불어난 물은 저지대나 하천, 도로 등에 침수 피해를 일으킨다. 그러면서 자동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강한 비를 맞은 자동차는 침수는 피했어도 반 침수차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차량을 방치하면 부식은 물론 고장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최근 들어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내연기관차와는 다른 종류의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다. 장마철을 맞아 전기차 운전자들이 직면할 수 있는 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 비 많이 올 때 충전하면 감전된다?
전문가들은 먼저, 감전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고 말한다. 전기차는 차량 바닥에 깔려있는 배터리 면적이 넓기 때문에 "낮은 수면 높이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사고가 바로 전기 배터리의 고압 감전사고"라고 경고한다. 특히, 국내 전기차 충전 시설의 90% 이상이 지붕이 없다는 점도 감전 위험을 높이는 요소이다. 충전기 인입부를 손으로 잡고 충전할 경우 감전의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부득이할 경우를 제외하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되도록이면 충전을 피하거나 실내 충전시설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 배터리 수분 감지 센서가 전원 차단..."전기차 원상 복구 힘들어"
전기차에는 감전이나 누전이 발생하기 전에 이를 차단하는 장치가 시스템화돼있다. 배터리 수분 감지 센서가 바로 이 역할을 한다. 전기차 배터리 팩 자체는 밀봉돼있어 방수 기능이 있다고는 하지만 물은 언제든 배터리와 접촉할 수 있기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팩에는 수분이 감지되면 강제로 전원을 차단 기능이 탑재돼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점이 침수 지역에서 자칫 더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침수 지역에서 전기차가 기동 능력을 상실하게 되면 강제 이동조차 제한돼 완전히 차를 못 쓰게 되는 재산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필수 대림대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배터리 수분 감지 센서가 작동한다는 것은 운전자의 안전을 도모할 수 는 있지만 차 자체는 버려야 한다는 뜻"이라며,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말했다.
○ 14만 전기차 시대...침수 지역은 돌아가는 게 답
전기차에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전기 장치가 두 배 이상 많이 쓰인다. `전기차가 침수된다는 것은 가전제품을 물속에 담근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또 침수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예방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차를 되팔 때에도 내연기관차에 비해 악조건에 놓이게 된다. 김 교수는 "2중, 3중 안전장치가 돼있더라도 이를 피해서 발생하는 것이 자동차 사고"라면서, "특히 요즘 같은 장마철의 경우 전기차는 사고의 개연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운행에 각별히 신경써야한다"고 강조했다.
○ 물 폭탄 맞은 반 침수차, 일광욕으로 건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모두 포함해 자동차와 습기는 상극이다. 침수가 되지 않았더라도 폭우 속에 주차했거나 주행한 자동차는 반 침수차나 다름없어 위험 수준의 습기를 품고 있다. 습기는 자동차 피부 암과 같은 존재로 부식을 발생시킨다. 자동차 10년 타기 시민연합 관계자는 "이를 막기 위해서는 햇볕이 좋은 날 보닛과 앞, 뒷문과 트렁크를 모두 열고 바닥 매트와 스페어타이어를 들어내고 흙 등 이물질은 세척, 제거한 후 일광욕을 해 완전히 말리는 것이 좋다"면서 "송풍구의 습기 제거를 위해 최고 단수로 에어컨과 히터를 교대로 약 10분간 작동하고 습기와 냄새를 제거해 주는 것도 장마철 좋은 관리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