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강원지역에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동해안 저지대와 주택가, 도로 등지가 물에 잠기는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평창에서는 폭우로 인해 나무가 쓰러지면서 캠핑장을 덮쳐 야영객 3명이 다치고, 양양공항의 항공기 무더기 결항은 물론 크고 작은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내린 비의 양은 미시령 339㎜, 향로봉 333㎜, 진부령 305㎜, 설악산 282.5㎜, 속초 설악동 227㎜, 양양 193㎜, 양양 오색 190.5㎜, 삼척 162.5㎜, 춘천 남산면 90.5㎜ 등이다.
이미 200∼300㎜의 폭우가 쏟아진 동해안과 산지는 오는 26일까지 100∼200㎜, 영동북부는 최고 3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강원도와 강원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4시 현재까지 도내에서는 70건의 호우 관련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오전 강릉 옥계∼동해 망상을 잇는 7번 국도 일부가 물에 잠겨 이 구간 차량 통행이 부분 통제됐다.
오전 8시 30분께 강릉시 옥계면 동해고속도로 삼척 방면 32㎞ 지점 옥계휴게소 인근에서 토사가 흘려 차량 통행에 큰 지장이 초래됐다.
또 삼척시 교동 저지대 주택 20여 가구가 한때 물에 잠겼고, 이 중 7가구 12명의 주민은 인근 경로당으로 대피했다.
삼척시 근덕면 마이스터고 운동장과 이동 통로가 한때 무릎까지 물에 잠겼고, 실습실도 일부 침수돼 1층에서 수업 중이던 200여명이 2∼3층으로 이동해 이론 수업을 진행했다.
이 학교는 기숙형 학교여서 귀가 조처는 내리지 않았으며, 현재는 물이 빠진 상태다.
강릉도 옥계면 도직리와 주수리, 포남동과 주문진읍 교항리 등지의 저지대 주택과 상가 침수, 토사유출 등 16건의 피해가 신고됐다.
속초시 청호동 저지대도 침수돼 배수 작업이 이뤄졌다.
이날 오전 3시 33분께 평창군 봉평면 진조리의 한 캠핑장에서 돌풍으로 인해 나무가 쓰러지면서 텐트를 덮쳤다.
이 사고로 20대 여성 등 야영객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앞서 오전 0시 32분께 춘천시 효자동의 한 주택 축대가 무너져 주민 3명이 인근 마을 회관으로 대피했고, 23일 오후 9시 59분께 춘천시 신북읍 산천리의 한 주택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 주민 1명이 대피했다.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지난 23일 오후 5시 25분께 영월군 북면 문곡리 인근 31번 국도에서 25t 덤프트럭과 아반떼 승용차가 충돌하고, 이 사고를 피하려던 윈스톰 승용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또 같은 날 오후 4시 15분께 횡성군 우천면 영동고속도로 새말 나들목 인근에서 투싼과 쏘나타 승용차, 고속버스 등 3대가 추돌해 3명이 다쳤다.
많은 비가 내리면서 북한강 수계 일부 댐들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수문을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섰다.
한강 수위에게 영향을 주는 팔당댐은 지난 23일 오후 11시 30분부터 수문 방류에 나섰다. 현재는 수문 5개를 열고 초당 1천700t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내고 있다.
이번 폭우로 설악산과 오대산 국립공원의 입산은 전면 통제됐다.
양양국제공항은 티웨이항공의 김해와 광주 노선이 전편 결항했고, 제주항공의 김해 노선도 운항하지 못했다.
300㎜가 넘는 폭우가 내린 동해안과 산지는 모레(26일)까지 100∼200㎜, 영동북부는 최고 3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현재 속초·고성·양양 등 동해안 시군 평지와 강원북부 산지에는 호우경보가 발효 중이다. 중북부 산지에는 강풍주의보까지 내려진 상태다.
강릉·동해·삼척 평지와 강원 중남부 산지에는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 중이다.
침수 도로 뚫고 가는 차량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