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급격 확산 중인 인도에서 `마스크`가 빈부격차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싸구려 마스크조차 구하지 못한 빈민층이 넘쳐나는 가운데 일부 부유층은 황금이나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마스크로 부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ANI통신 등 인도 언론에 따르면 서부 수라트의 한 보석상은 최근 다이아몬드가 박힌 마스크를 팔기 시작했다.
가격대는 15만루피(약 240만원)에서 40만루피(약 640만원)로 매우 비싸다. 마스크라기보다는 명품 액세서리인 셈이다.
보석상 측은 결혼식을 앞두고 독특한 마스크를 원하는 신랑·신부가 있다는 점에서 제작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보석상의 주인 디파크 초크시는 "보석 디자이너를 투입해 제작한 마스크가 팔려나간 뒤 다양한 종류의 마스크를 더 제작했다"고 밝혔다.
초크시는 마스크의 천은 정부의 방역 방침에 맞춰 제작됐다고 덧붙였다.
한 고객은 "가족 결혼식 때문에 보석을 사러 왔는데 다이아몬드 마스크에 더 끌렸다"며 "내 드레스에 맞추기 위해 이 마스크를 사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부 푸네에서는 기업인 샨카르 쿠르하데가 28만9천루피(약 460만원)짜리 황금 마스크를 주문 제작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8일 동안 제작된 이 마스크에는 60g의 금이 투입됐다. 마스크에는 금이 얇게 입혀졌고 작은 숨구멍도 뚫렸다.
쿠르하데는 AFP통신에 "이 마스크가 감염을 막는 데 효과적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며 "하지만 내가 시장에서 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면 사람들이 놀라워하고 사진을 찍자고 요구한다"며 즐거워했다.
반면 많은 인도 빈민에게 제대로 된 마스크는 `그림의 떡`이다.
이들은 필터가 달린 고가 마스크는 꿈도 꾸지 못하며 1장당 5∼10루피(약 80∼160원)가량 하는 저가 마스크조차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는 마스크 대용으로 머플러 등을 입에 두르고 다니거나 수제 천 마스크를 쓰는 실정이다.
2016년 인도 국가표본조사기구(NSSO) 통계 기준 농가의 한 달 평균 소득이 6천400루피(약 10만원)에 불과한 상황을 고려하면 마스크조차 사치인 셈이다.
인도의 빈부격차는 2014년 출범한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경제 개발에 주력하면서 더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사회개발위원회(CSD)의 통계에 따르면 인도에서 상위 1%가 차지한 부의 비중은 2015년 22%에서 2018년 58%로 급격히 확대됐다.
한편, 12일 인도 보건·가족복지부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84만9천553명으로 전날보다 2만8천637명 증가했다.
인도 코로나19 마스크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