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잇단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까지 떨어지자, 인기몰이를 하던 `깜짝 고금리` 특판 적금도 자취를 감췄다.
일부 등장하고 있는 고금리 적금 상품의 경우에도 카드사와 제휴해 까다로운 실적을 채워야만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 소비자들의 `이자 불리기`는 사실상 쉽지 않아졌다는 지적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과 KB국민, 우리, 하나은행 등 4대은행의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는 0.9~1.15% 수준이다.
아울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0.5%로 낮춘 영향이 반영되면서,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다보니 높은 인기를 끌었던 `깜짝 고금리` 특판 상품도 은행권에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올초 하나은행이 사명을 바꾸고 연 5%대 금리의 특판 적금을 내놓은 이후 사실상 높은 금리의 특판 상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2월 하나은행은 연 5.01%의 정액 적립식 적금 상품을 3일간 한시적으로 판매했는데, 1년 만기에 30만원 이내인 적은 가입한도에도 불구하고 접속자가 폭주해 가입 페이지가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이후 일부 은행들이 카드사와 제휴를 맺어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는 있지만, 이 역시 최대 납입액이 적고 만기가 짧을 뿐만 아니라 우대조건에 카드 실적 등이 포함되는 등 까다로운 내용이 많아 오히려 `속빈 강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지난 1일 11번가, 신한카드와 제휴해 최대 연 3.3% 효과를 볼 수 있는 정기예금을 출시했는데, 3개월제 상품에 연 2.2% 리워드를 받으려면 카드를 발급해 일정 금액 이상 결제를 해야 가능하다.
우리은행이 현대카드와 손잡고 출시했던 최고 연 5.7%의 적금도 1년에 월 50만원 한도에 그치고, 특별우대금리는 현대카드 사용 실적을 충족해야 가능한 상품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금리를 얹어주고 싼 금리로 대출을 해주기엔 은행 입장에서도 부담이 크다"며 "이전과 같이 높은 금리의 특판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카드사 회원 유치 등을 병행한 제휴 상품 위주로 출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발 경기 악화가 지속되면서 소상공인 지원 대출이 늘자,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예대율 규제를 완화해준 것도 영향을 준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고금리 특판 적금의 경우 은행들이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예수금을 늘릴 때 출시하게 되는데, 최근 코로나19로 예대율 규제가 완화된 만큼 은행들이 무리해서 고금리 상품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