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30일 온라인으로 신입사원 공채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시행했다.
삼성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일명 `삼성고시`라고 불리는 신입사원 공채 시험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그간 수만 명의 응시자를 수용하기 위해 학교 등을 빌려 대규모 현장 시험을 시행하는 데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채용방식 혁신의 시도라는 측면에서도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삼성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GSAT)은 이날과 31일 이틀간 오전 9시와 오후 2시 하루 두 차례씩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첫 시험은 이날 오전 9시에 시작돼 시험 준비 60분, 시험 응시 60분 총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삼성측은 이번 온라인 시험의 응시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처음 시행하는 온라인 시험인 만큼 예년보다 응시자가 꽤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번 시험을 위해 응시자들에 우편으로 시험 꾸러미(키트)를 전송해 지난 26일 예비소집을 진행했다.
응시자는 이날 시작 시각 이전까지 삼성이 준비한 응시 프로그램에 접속해 예비소집일과 동일한 환경 아래 시험을 치렀다.
스마트폰으로 자신과 컴퓨터 모니터 화면, 마우스, 얼굴과 손 등이 모두 나오도록 촬영하고, 감독관이 원격으로 응시자의 모습을 확인했다.
온라인 시험에 따른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조처다.
응시자들의 후기는 첫 온라인 시험의 여러 가지 까다로운 제약 사항으로 인해 답답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특히 응시자 가운데서는 모니터를 손으로 터치하며 문제를 읽는 행동을 금지해 불편이 컸다는 후기들이 줄을 이었다.
한 응시자는 "통상 줄을 쭉쭉 그어가며 문제를 푸는데 굉장히 답답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응시자도 "눈으로만 푸니 너무 오래 걸렸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손을 감독 화면 밖으로 나가게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시험 내내 긴장 상태로 임해야 했다는 불만도 있었다.
온라인 시험이었음에도 감독관이 계속 모니터로 지켜보고 있어 오프라인 시험보다 더 긴장했다는 것이다.
취업 준비 포털 사이트에는 이미 "올해 불싸(GSAT) 인정한다"며 "시간이 굉장히 모자라 개수 채우는 건 포기했다"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을 중심으로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온라인 시험 방식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한 응시생은 "코로나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만약 좁은 공간에 수많은 사람이 모여 시험을 치렀다면 아찔했을 것"이라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도 없고 비대면 시험이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오후 응시자인 장모(25)씨는 "이번 시험은 응시자 수가 예년보다 적으면서도 어렵다는 평가가 많아 큰 걱정은 안 한다"며 "오히려 집에서 시험을 치러 편하다"고 밝혔다.
시험 자체의 난이도는 추리, 수리 2가지 영역 모두에서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소재 부문에 응시한 한 응시자는 "수리의 난이도가 상에서 최상으로 보인다"며 "온라인 시험이라 특히 자료 해석이 눈에 안 들어오고 풀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응시자는 "조건추리 파트가 평소보다 2배는 많이 나왔다"며 "응용수리 난이도가 꽤 있어서 그냥 다 넘겼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수리영역이 예상 문제집보다 난이도가 높다", "추리영역은 지문 읽고 푸는 게 1개뿐이어서 당황했다" 등 후기도 있었다.
삼성 측은 이에 대해 "시험의 난이도는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시험 방식 전환에 따른 응시자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온라인 응시자들은 시험을 마치고 문제 풀이 용지 앞뒷면을 카메라로 촬영해 회사로 보냈다.
삼성은 온라인 시험인 만큼 부정행위를 하다 적발된 응시자는 시험 결과를 무효로 처리하고 향후 5년간 응시를 제한하기로 했다.
면접 일정은 미정이나 통상 한 달 뒤 임원면접, 직무역량면접, 창의성 면접을 진행하고, 건강검진을 거쳐 7∼8월 최종 입사한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