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60) SK그룹 회장과 노소영(59) 아트센터 나비 관장 부부의 이혼 소송 재판이 양측 당사자가 불출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법원은 재산 분할에 대비해 양측이 어떤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밝히도록 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전연숙 부장판사)는 26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변론을 비공개로 열었다. 오후 5시께 시작된 재판은 약 7분 만에 끝났다.
이날 재판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출석하지 않고 양측의 소송대리인만 출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혼 소송의 당사자는 법정에 나올 의무가 없다.
노 관장 측 대리인은 재판 직후 취재진을 만나 "법원에서 재산을 명시하라는 명령을 내려서 양측이 (재산 목록을) 제출했다"며 "상대방이 낸 재산목록 가운데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서로 확인하는 절차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SK 관계자는 이날 최 회장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재판의 모든 과정에서 법률 대리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있다"며 "직접 소명해야 할 내용이 있는 경우에는 (최 회장이) 법정에 출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2015년 혼외 자녀의 존재를 인정하고 성격 차이를 이유로 노 관장과 이혼하겠다고 밝혔고,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양측이 조정에 실패하면서 결국 재판으로 이어졌다.
이혼에 반대해오던 노 관장은 지난해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내면서 3억원의 위자료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가운데 42.29%를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최 회장은 작년 말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SK㈜ 주식 1천297만주(지분율 18.44%)를 보유했다. 이 가운데 42.29%를 현재 시세(주당 25만9천원)로 환산하면 1조4천억여원에 달한다.
소송의 규모가 커진 점을 고려해 단독 재판부에서 맡았던 재판은 3명의 판사로 구성된 합의부로 넘어갔다.
한편 노 관장은 최 회장이 가정으로 돌아오면 이혼 소송을 없던 일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노 관장 측 소송대리인은 이날 노 관장의 입장이 종전과 같다고 재확인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