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들과 달리 강제 `봉쇄` 조처를 택하지 않은 스웨덴에서 닭똥을 활용한 새로운 방역대책이 등장했다.
스웨덴 남부 `대학 도시` 룬드 당국은 `발푸르기스의 밤`을 앞두고 축하 인파가 모이지 않게 하려고 중앙공원에 닭똥 거름을 뿌리기로 했다고 영국 BBC 방송 등이 29일(중부유럽 현지시간) 보도했다.
발푸르기스의 밤은 독일과 스칸디나비아 지방 일대에서 가톨릭의 성 발푸르기스(발푸르가) 축일인 5월 1일 전날 밤에 주민들이 모여 화톳불을 피우는 축제를 가리킨다.
룬드에서도 매년 4월 30일 중앙공원에 시민들이 모여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를 즐긴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파가 몰려들면 질병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스웨덴 당국은 주변 다른 나라와 달리 외출금지나 영업제한 등 강력한 봉쇄령을 내리는 대신 자발적 `거리 두기`를 권고하는 수준에서 그쳐 사람들이 모여드는 것을 막기가 힘든 상황이다.
룬드 당국은 고심 끝에 냄새나는 닭똥 거름을 중앙공원 곳곳에 뿌리는 묘수를 냈다.
룬드시의회 환경위원회 구스타브 룬드블라드 위원장은 "4월 마지막 밤에 룬드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현지 신문 쉬드스벤스칸이 전했다.
거름 뿌리기를 방역대책으로 택한 결정과 관련, 룬드블라드 위원장은 "잔디밭에 거름을 주는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악취가 나서 거기 앉아서 맥주를 마시기에 썩 좋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각 자치단체에서 축제 취소만으로 방문객이 모여드는 것을 강제로 막지 못해 애써 가꾼 꽃밭을 갈아엎는 것과 비슷한 취지인 셈이다.
스웨덴은 주변국들과 달리 주민의 일상을 통제하는 봉쇄 조처를 도입하지 않고 고령자의 외출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고하며,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대체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전문가 집단 일각에서는 `무책임한 집단면역 전략`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30일 현재 스웨덴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는 244명으로 노르웨이(38명), 핀란드(37명), 덴마크(76명)보다 훨씬 많다.
스웨덴 코로나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