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해운강국은 포기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해운산업의 재건 의지를 다시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23일 오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알헤시라스(Algeciras) 명명식`에 참석해 "전 세계 교역의 90%, 우리 수출입 물동량의 99.7%가 바다를 통해 이뤄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2년 전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고 오늘 그동안 우리가 이룬 성과를 국민들께 말씀드릴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했다.
이어 "2017년 한진해운 파산으로 해운산업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는 결국 극복했다"며 "오늘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로 쏘아 올리게 됐다"고 강조했다.
알헤시라스호는 2만3,964TEU급의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이다. 현대상선이 이름을 바꿔 새롭게 출범한 HMM이 발주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명명식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올해 안에 같은 급의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열두 척이 세계를 누비게 된다"고 소개했다.
이어 "400여 년 전 충무공께서 12척의 배로 국난을 극복했듯 12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대형 선박은 대우조선해양에서 7척, 삼성중공업에서 5척이 각각 건조 중이다. 12척 중 `알헤시라스호`가 가장 먼저 건조됐다.
문 대통령은 "해운은 대한민국 산업발전의 효자"라며 `국가 기간산업`임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장기불황과 국내 1위 선사의 파산으로 우리 해운은 70년간 구축해온 물류망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며 "우리 정부는 ‘해운산업 재도약’을 국정과제로 선정했고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추진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2017년 당시 현대상선의 운명도 풍전등화에 놓였지만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지난달 HMM으로 새롭게 변모해 세계 해운시장에 우뚝 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해운을 살리기 위한 지난 2년의 노력이 오늘의 성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1월 새해 첫 현장방문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를 찾은 적이 있다. 같은 해 4월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감을 드러내면서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또 하나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각국의 ‘대봉쇄’로 인한 글로벌 화물 수요의 급격한 감소가 우려된다"며 "그만큼 우리 해운과 경제에도 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헤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운업계에 대한 3,800억원 규모의 재정·금융 지원 시행과 추가 1조2,5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선박금융과 ‘선박 매입후 재대선(S&LB)’, 해운사들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이 확대되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협력해 글로벌 공급망의 붕괴를 반드시 막아내겠다"면서 "세계 5위 해운강국 도약’을 목표로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강도높게 추진해 다시는 부침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힘을 줬다.
문 대통령은 해운업계 안팎의 `상생형 해운 모델`을 정착시키고 IT 기술을 토대로 한 `4차 산업혁명`을 해운에서 이루겠다고 했다. 또 강화된 선박 국제환경규제를 언급하며 `친환경 선박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알헤시라스호의 명명식은 당초 3월 말에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이날로 연기됐다. 알헤시라스호는 하루 뒤 중국 청도로 출항한다.
문 대통령은 "스페인 ‘알헤시라스항’에는 우리 국적 컨테이너선이 빼곡히 정박할 것"이라며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도 독일 ‘함부르크항’에도 유럽의 항만들마다 우리 브랜드의 컨테이너박스가 가득 적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알헤시라스호’의 첫 뱃고동 소리가 우리 해운, 우리 경제의 또 다른 기적, ‘코로나19’ 극복의 희망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며 "모두 자긍심을 갖고 ‘대한민국 해운, 대한민국 경제’의 상생도약을 이뤄내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