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비티원의 경영권을 놓고 벌어지는 분쟁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정훈 빗썸홀딩스 고문과 김재욱 비덴트 대표간 싸움이 소송전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이정훈 고문 등 빗썸 경영진들이 비덴트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거래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앞서 비덴트는 지난해 11월 이정훈 고문 측으로부터 1,200억원을 들여 빗썸홀딩스의 대주주에 올랐다.
2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비티원은 현재 빗썸의 실질적 오너인 이정훈 고문과 빗썸코리아 대표이사인 A씨, 전 대표이사인 B이사에 대해 비덴트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거액의 손실 회피 혐의로 자본시장통합법 위반에 관한 고발장을 서울남부지검에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앞서 빗썸코리아는 지난달 4일 코스닥 상장사인 비덴트 주식 100만주를 6,975원에 매각해 총 7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확보했다.
이정훈 고문 등 현재의 빗썸 경영진들이 악재성 실적악화에 따른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손실을 회피했다는 게 고발장의 주요 내용이다.
기존 비덴트의 장부가에 빗썸코리아의 평가금액이 8,000억원에서 빗썸코리아의 실적 악화 및 평가손실이 600~700억원 가량 낮아질 것을 알고 있었고, 이러한 손실이 코스닥 상장사인 비덴트의 2019년 결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인지해 사전에 주식 불공정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실제 2019년 비덴트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당기순손실이 74억원이 발생해 직전년도에 발생한 당기순이익 63억원에 비해 무려 137억원 가량의 실적이 감소됐다.
증시가 급등한 지난 24일 비덴트의 종가는 4,430원. 만약, 현재까지 주식을 매도하지 않았다면, 주당 2500원 가량 손실을 봤을 것이고, 총액 기준으론 25억원의 손실을 회피하게 된 것이다.
고발장엔 "빗썸 경영진들은 실적악화에 따른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손실회피를 하기 위한 주식 불공정거래를 단행했다"고 적시됐다.
만약, 이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애꿏은 비덴트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는 30일 열리는 비티원의 정기주주총회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주인을 가를 첫 번째 관문이 될 전망이다. 비티원→비덴트→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로 이어지는 빗썸의 지배구조를 고려할 때 비티원의 경영권을 잡아야 빗썸의 실질적인 지배주주가 될 수 있다.
비티원 보유 지분만 놓고 보면 김재욱 비티원·비덴트 대표가 다소 유리한 위치에 있어 보이지만, 복잡하게 꼬여있는 순환출자 구조와 이사진 구성을 고려하면 이정훈 빗썸홀딩스 고문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재 비티원의 주요주주는 버킷스튜디오(22.52%), 빗썸홀딩스(21.89%), 옴니텔(16.71%)이다. 버킷스튜디오와 빗썸홀딩스간의 표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