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국내외 항공 운항노선이 크게 줄면서 항공유를 판매하는 정유업계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 사태와 비교하더라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송민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국내외로 향하는 하늘길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중국을 오가는 항공노선의 70% 이상이 운항을 멈추거나 감편에 들어갔고, 운항 횟수가 비교적 높은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노선의 축소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에서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대구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외 항공 노선은 완전히 중단됐습니다.
이처럼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유를 공급하는 정유업계는 과거 악몽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국내 정유사는 등유 생산량 가운데 항공유 비중이 90%에 육박하는데다, 지난해 항공유 매출이 전체 매출의 14%가량을 차지할 만큼 높습니다.
GS칼텍스와 SK에너지,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정유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사스나 메르스 보다 장기화할 우려가 높아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당시, 석 달여 동안 수출과 내수 판매가 10%가량 줄었지만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달부터 이미 10% 안팎의 부진을 겪고 있고 앞으로 매출 감소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대한석유협회도 지난 2003년 3월 사스 경보 발령 당시, 항공유 소비량은 24% 줄면서 다른 유종에 비해 감소 폭이 가장 컸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코로나19도 사스 사태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정유업계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전화인터뷰>조상범 / 대한석유협회 팀장
“지난달 석유제품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항공유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가량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수출 품목 가운데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경유 다음으로 크기 때문에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요 감소로 구조조정까지 나선 정유업계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불황의 주름살만 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