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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사회와 정치권에서도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계급갈등을 다룬 이 영화의 주제가 극심한 빈부격차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에게 쉽게 전달될 뿐만 아니라 올해 대선의 향방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미 CNBC 방송이 10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대선후보 자리를 다투는 민주당 경선주자들은 이미 저소득층과 중산층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이러한 빈부격차 문제를 이용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다수의 민주당 대권주자가 부유세 등을 통해 부자들에게서 세금을 더 많이 걷어 보건의료, 보편적 보육, 학자금 대출 탕감 등에 사용하자는 공약을 내놓은 것이 그 사례다.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16년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하기 위해 이들의 경제적 불안감을 활용했다고 CNBC는 지적했다.
미 소비자단체 `컨슈머 워치독`의 제이미 코트 대표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한 부분적인 이유는 그가 `기생충`의 주제를 이용했기 때문"이라면서 "그리고 (민주당 대선주자인) 버니 샌더스도 `기생충`의 주제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코트 대표는 "`기생충`은 하나의 주제로서 우리 선거와 경제에 정말로 울림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항상 (빈부)격차가 있었지만 그것이 늘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인) 마리아나 해구는 아니었다. 이렇게 나빴던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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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 미국의 빈부격차가 극에 달했다는 경고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개브리엘 주크먼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 교수가 지난해 펴낸 논문에 따르면 제프 베이조스, 빌 게이츠와 같은 가장 부유한 미국인 400명이 하위 60%의 미국인 1억5천만명을 합친 것보다 더 부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조사 결과 1989년 미국 상위 10%가 전체 부(富)의 67%를 소유했는데 2016년에는 그 비중이 77%로 증가했다. 하위 50%가 보유한 부의 비중은 3%에서 1%로 줄어들었다.
하위 50% 미국인의 평균 재산은 2만1천 달러에서 1만6천 달러로 후퇴했으며, 10가구 중 1가구는 부채가 순자산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미국인 40%는 400달러(약 47만원)의 예기치 못한 지출조차도 자신의 현금 또는 저금으로 감당할 수 없다고 세인트루이스 연준은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부자 나라이지만, 매우 적은 수의 시민이 대부분의 부를 소유한 나라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