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이 임시로 머무르고 있는 충북 진천의 임시생활시설을 방문해 교민과 진천 주민들의 안전을 직접 점검했다.
문 대통령은 9일 오전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이시종 충북지사, 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등과 함께 우한 교민들이 지내고 있는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을 찾았다.
차량에서 내려 소독기를 통과한 문 대통령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교민들이 생활하는 건물이 보이는 현장에서 현황을 보고받았다.
진 장관은 "현재 173명이 입실해 있는 상태로, 하루에 여섯 번씩 철저하게 방역을 하고 있다"면서 "교민들이 지난달 31일에 들어오셔서 15일에 댁으로 돌아가시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교민들의 소소한 불편을 다 해소해드린다 해도 2주간 격리생활이 불편하시지 않겠나"라며 "입덧이 심한 임산부도 있다고 하는데 마지막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안전히 지낼 수 있게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우한 교민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지역 주민들은 교민들을 환영하는 따뜻한 마음을 표하는 모습들이 국민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지 않는가"라며 "이분들과 지역 주민들과의 인연이 이어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진 장관은 "나중에 (우한 교민들을) 명예도민으로 모시려고 한다"고 대답했다.
문 대통령은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지역경제 위축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약간의 문제라도 있으면 상급 격리시설로 이송되므로 불안을 끼치는 일은 없을 텐데 지역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을 극복하는 대책 마련이 중요할 것"이라며 "여기 공공기관이 지역 특산물을 많이 구매해달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숙소 건물을 한동안 바라보면서 "저분들은 불편하긴 하지만 정부가 최선을 다했고, 지역 주민들도 환영해주셨으니 국가가 왜 필요한지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라며 "정부도, 지역 주민도 아주 좋은 일을 하셨다"고 말했다.
교민들에게 손을 한 번 흔들어달라는 이 지사의 요청에 문 대통령은 숙소를 바라보고 잠시 손을 흔들었다.
문 대통령은 현장을 떠나기 전 방역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에게 허리를 숙여 각별히 이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충북 음성군에 있는 맹동혁신도시출장소로 이동해 진천·음성 주민 20여 명과 간담회도 가졌다.
사회를 본 이 지사는 "신종코로나와 관련해 세계 최고 수준의 조기 수습대책을 추진해 나가는 문 대통령에게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우한 교민들을 이 지역으로 모신다고 했을 때 주민들이 불안감을 느꼈던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런데도 교민들을 가족·형제처럼 따뜻하게 보듬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봉주 진천군 이장단협의회장은 "정부 정책에 일관성이 없어서 처음에는 (교민 수용을) 반대했지만 나중에는 교민도 국민이라는 마음으로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진천의 방역에 더 힘써주길 바라면서 우한 교민들이 진천에서 편하게 머무르다 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