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상설중앙인민보건지도위원회의 지도하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차단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엽하뉴스)북한이 3만여명의 대규모 방역 인력을 투입하고 체류 중인 외국인들에 대해 사실상 `외출금지` 조치를 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유입 방지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우리 당에서는 중앙비상방역지휘부에 조직된 해당 분과들의 역량을 더욱 보강하고 지도사업을 짜고 들어 감염증 차단에 빈틈이 무엇인가 알아보고 철저한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새로운 조치를 또다시 취해주었다"고 밝혔다.
특히 "내각사무국과 보건성, 농업성, 상업성을 비롯한 해당 성, 중앙기관의 책임 있는 일군(일꾼)들로 해당 분과들을 더욱 강력하게 꾸리어 이 사업을 다른 사업보다 우선시하도록 하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보다 강력한 역량으로 꾸려진 중앙 비상방역지휘부"는 종합분과와 정치분과를 필두로 정치·봉쇄 및 검역·위생선전·검열·약무·치료·대외 분과 등으로 세분화했다.
`책임 있는 일꾼`은 내각 부처와 각급 기관에서 상 또는 당위원장(당 조직 책임자) 이상 주요 간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남쪽의 장관급에 해당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장관급 인사들이 중앙지휘부내 분과별 책임자로 충원된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인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노동신문은 이어 "지휘부 일꾼들의 주도세밀한 작전과 지휘로 하여 전국적으로 매일 3만여명의 보건 일군들을 동원, 위생선전 활동과 검병검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분과 중에서는 감염증의 국경 유입 차단 의지를 드러낸 `봉쇄 및 검역분과`와 외국에서 관련 기술자료 수입을 담당한 대외분과가 눈에 띈다. 외무성이나 무역 관련 부처들도 동원된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하늘·바다·땅길을 전면 통제한 북한은 자국 내 외국 대사관과 국제기구가 밀집한 평양 문수거리 외교단 지역에 대해서도 예외 없이 초강수 조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대사관은 이날 "북한 주재 외교단이 물품 구입을 위해 북한을 드나드는 것과 신임 외교관의 입국도 금지됐다"고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지했다.
특히 "피치 못할 필요성이나 사정으로 북한으로 올 경우에는 입국 지점에서 15일간 격리된 후에야 입국이 허용된다"고 안내했다.
또 북한이 평양에서 활동하는 외국 공관과 국제기구 직원을 상대로 격리 조처를 강화했으며, 특별히 모든 외국인은 이달 15일까지 공관에 머무르고 공관 구역을 떠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지난 3일 평양 문수동 외교단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병검진을 진행 중인 북한 보건당국 관계자들/타스 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북한은 해외에서 이른바 `무증상` 감염자가 잇따르는 현상에도 주목하고 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신형코로나비루스가 감염자에게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1일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고 주민들에게 전했다.
조선중앙TV도 "지금까지 감염자들의 주요 증상은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등 호흡기 증상이 기본이었지만 최근에 밝혀진 자료에는 감염자들 속에서 근육 아픔만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며 신종코로나에 대한 개념이 `재검토` 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부터는 "감염자들의 대소변을 통해서도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도 빠뜨리지 않고 전하고 있다.
이는 아직 북한의 공식 확진 사례는 나오지 않았지만, 관련 정보를 발 빠르고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주민들의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평양 문수동 외교단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병검진을 진행 중인 북한 보건당국 관계자들/타스 통신 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