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공룡 `빅 5` 가운데 지난해 로비 자금을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페이스북이었다고 경제매체 CN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는 미국에서 이들 IT 공룡에 대한 반(反)독점·사생활 침해 우려가 고조되면서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ITC), 주(州) 검찰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IT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 한 해였다.
이들 기업으로선 로비 필요가 더 많았던 해였던 셈이다.
IT 빅 5가 미 하원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지난해 로비 자금으로 전년보다 32% 증가한 1천670만달러(약 195억원)를 지출했다. 빅 5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를 로비에 썼고 전년 대비 증가율도 가장 높았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자신도 IT 기업 규제와 관련해 의원들을 사적으로 만났다.
페이스북은 작년 4분기 암호화와 공정 선거, 콘텐츠 규정 등의 사안과 관련해 정부를 상대로 로비 활동을 펼쳤다.
페이스북 다음은 아마존으로 전년보다 14% 증가한 1천610만달러(약 188억원)를 로비에 집행했다.
아마존은 특히 100억달러(약 11조7천억원) 규모로 알려진 미 국방부의 클라우드 사업 `합동 방어인프라 사업`(JEDI·제다이)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자 선정 재검토를 지시한 뒤 MS에 고배를 마셨다.
아마존은 작년 4분기 얼굴인식 기술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과 관련해서도 로비했다.
구글은 전년보다 44% 감소한 1천180만달러(약 138억원)를 로비에 투입했다.
구글은 빅 5 중 유일하게 로비 자금이 줄었는데 여기에는 지난해 이 회사가 6개의 로비 회사와 거래를 끊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CNBC는 풀이했다.
구글은 작년 4분기 모바일 위치 확인 프라이버시 보호, 온라인 어린이 안전, 암호화 표준 등과 관련한 로비 활동을 벌였다.
MS는 전년보다 7.4% 증가한 1천20만달러(약 119억원)를 로비에 지출했다. MS는 다른 IT 공룡들과 달리 반독점·사생활 침해 논란에서는 자유로웠지만, JEDI 사업 수주 등에 나서면서 로비의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740만달러(약 86억원)를 로비 자금으로 썼다. 전년보다 10% 증가한 액수다.
애플은 작년 4분기 음악 라이센싱, 모바일 결제, 특허 관련 소송 등과 관련해 정부에 로비를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IT업계가 전통적으로 로비 활동이 왕성한 제약업계나 재계를 대변하는 미국상공회의소와 경쟁하는 로비 시장의 큰손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IT 빅 5의 로비 지출액은 총 6천220만달러(약 725억원)로, 미 상의(5천820만달러)를 앞지른 것은 물론 존슨앤드존슨·머크·화이자 등 의약업계 빅 5의 로비액(3천470만달러)마저 크게 웃돌았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