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대형IB를 목전에 둔 신한금융투자가 역대급 금융 스캔들에 휘말렸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만 세 건, 금액으로만 조단위가 넘습니다.
무리한 투자에 나선 것이 결국 화를 자초했다는 비판입니다.
먼저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문제가 처음 불거진 것은 지난해 7월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의 이자 지급이 미뤄지면서부터입니다.
독일 시행사 돌핀트러스트가 문화재(기념물보존등재건물)를 매입한 뒤 고급 주거시설 등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에서 국내 증권사들은 시행사의 사업비 조달을 위한 대출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를 만들거나 판매했는데, 신한금융투자는 판매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인 3,600억원 어치를 팔았습니다.
하지만 시행사는 사업 진행을 위한 인허가 신청도 하지 않았으며, 이에 따라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주지 못한 채 만기가 연장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매각을 통한 원금 보전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브라질 라탐호스피탈리티 펀드 연계 DLS 역시 지난해 11월 이자 지급 유예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조단위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해 논란을 빚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사태에도 연루됐습니다.
증권 사기 혐의로 등록 취소와 자산 동결 처분을 받은 미국 헤지펀드에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했고, 신한금융투자는 펀드 설정액의 절반 이상을 대출해줬을 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도 했습니다.
상품 기획도 하고 판매도 하면서 수수료를 이중 삼중으로 챙긴 건데, 이 과정에서 신한금융투자가 부실을 미리 알았을 거라 판단한 금융감독원은 검찰 수사 의뢰를 검토 중입니다. 이와 별개로 투자자들의 줄소송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왜 신한금융투자에서만 이런 일이 연달아 발생했을까.
업계에서는 논란이 된 상품들이 다른 신한금융 계열사와도 관련된 복합점포에서 주로 팔려나갔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은행 수익에 영향을 주는 순이자 마진이 정체되고 대출 관련 규제가 심화되자 비이자 이익의 중요성이 높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대형 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과 금융상품 판매에 주력, 수익성 악화에 대처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한의 경우 계열사에 수익을 중심으로 목표를 부여하는 지주사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이자 이익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2017년 이후 거머쥔 리딩뱅크 왕좌도 계속 지켜낼 것으로 관측됩니다.
하지만 모든 조직이 지나치게 성과를 쫒아 움직이다 보니 리스크 관리는 뒷전이 됐습니다.
내실이 다져지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에만 목 메다 터질 게 터졌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