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8일(현지시간) 새벽 감행된 이라크 미군 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대해 "간밤에 우리는 미국의 뺨을 한 대 때렸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테헤란에서 종교도시 곰의 성직자들을 초청해 "지난 밤의 미사일 공격은 단지 그들(미국)의 뺨을 한 대 친 것"이라며 "보복이라고도 할 수 없는 수준이다"라고 연설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3일 미군의 공습으로 폭사한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의 복수를 위해 이날 오전 1시20분께 이라크의 미군 주둔 기지 최소 2곳에 미사일 십수발을 쐈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미국과의) 대치와 관련해 이런 종류의 군사 행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 지역(중동)에서 부패한 미군 주둔을 끝내는 일이 중요하다"라며 중동 지역의 미군 철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남을 괴롭히는 강대국에 맞서 상당히 군사력이 잘 갖춰진 나라다"라며 "우리가 양보하면 미국도 이란에 대한 적대를 멈추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오산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이 치고 빠지는 식의 `뺑소니`를 하던 시절은 지났다"라며 "우리는 뺑소니 치려는 미국을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서방의 제도를 "이란의 적"으로 규정하고 2015년 이란 핵합의 협상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연설에서 하메네이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을 가리켜 "혁명이 살아있다는 의미"라고 언급하자, 청중 다수가 눈물을 흘리거나 분노의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미국이 "솔레이마니 장군의 팔을 잘랐을지 모르지만, 이 지역에서 미국의 다리도 잘릴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이란 파르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미국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