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정부가 남동부 해안 일대를 휩쓰는 대형 산불에 대처하려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일 호주 공영 ABC 방송에 따르면, 글레이즈 베르지클리언 NSW주 총리는 산불 위기 대응책으로 3일(금) 오전 7시부터 7일간 국가비상사태 기간으로 정한다고 발표했다.
섭씨 40도가 넘는 고온과 강풍 등으로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4일(토)을 앞두고 긴급하게 취해진 조치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면 NSW주 산불방재청(RFS)이 산불 진화와 주민 안전을 위해 다른 정부 부서를 총괄해서 다양한 조처를 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호주 산불 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주민 소개와 도로 봉쇄 등이 강제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셰인 피츠시몬스 NSW주 산불방재청(RFS)장은 "7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재난을 당한 구랍 31일 산불 사태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이번 토요일에 벌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산불의 분포와 날씨 예보 등을 분석할 때 남동부 해안 지역에 엄청난 재난을 닥칠 위험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NSW RFS는 베이트맨즈 베이 인근을 대상으로 발령했던 `관광객 대피령`을 나우라부터 빅토리아주 경계선까지 1만 4천 평방킬로미터(㎢)로 확대했다.
앤드류 콘스탄스 NSW주 교통부 장관은 "이번 산불로 사상 최대 숫자의 주민들을 대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롭 로저스 RFS 부청장은 "4일(토) 전까지 관광객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시간과 싸움을 벌이고 있다"면서 "(남동부 해안) 많은 지역을 위협하는 산불을 진화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프린시즈 하이웨이와 킹스 하이웨이 등 주요 도로가 봉쇄된 가운데 산불의 영향권을 벗어나려는 자동차들 때문에 극심한 정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차량에 대한 연료 공급도 원활하지 않아 대피에 차질을 빚고 있다.
콘스탄스 장관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면 긴 줄을 서야 한다. 간밤에 6만 리터 휘발유를 급히 공급했다"고 덧붙였다.
호주 산불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