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출 규제가 나온 지 이틀 만에 부동산 정책이 시장의 거센 반발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 비싸져버린 집을 빚 없이는 살 수 없는 가구들의 내집 마련이 어려워졌다는 비판도, 선분양에 잔금 대출이라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특수성을 정부가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아예 법 자체가 위헌이라며 소송도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신인규 기자입니다.
<기자>
강북 3040 부부의 로망이라고 불리우는 마포 공덕자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84제곱미터형의 호가가 16억 5천만원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15억원이 넘는 아파트에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정책 탓에 이제 이 곳에 융자를 끼고 들어올 새 주인을 찾기 위해서는 현재 집주인이 호가를 1억 5천만원 이상 낮춰야 하는 상황입니다.
기존 집주인 역시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해도 대출 문턱이 높아져버렸기 때문에 매매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고강도 대출 규제가 시행된지 하루 만에 실제 대출 문제로 진행 중인 부동산 거래가 취소된 사례도 나온 것으로 파악됩니다. 서울의 3040 세대는 이번 정책으로 내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인터뷰>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집을 팔고 나면 다시 대출 받아서 집을 살 수 없잖아요. 그래서 시장에 물건을 안 내놓죠.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3040의 주택 선택권이 좁아진다는 것이고, 결국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주택을 매수하거나…"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선분양과 중도금·잔금 대출이라는 한국 부동산 시장의 특수성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잔금대출은 꼭 재건축과 재개발, 15억 이상의 초고가 아파트만의 문제는 아니"라며 "이미 보고서를 통해 '기분양 가구에 있어서 잔금대출은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건의한 바 있지만 이번 대책에서 그러한 부분이 제대로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지방의 경우 기존 제도로도 잔금대출이 어려워 미입주가 발생하는 상황이 있어 왔는데, 추가 대출 규제로 이같은 상황이 확산돼 건설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대출 규제 자체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을 받게 될지도 주목됩니다.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재산권 제한에 해당하는 이번 조치는 법률에 근거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고, 법률유보원칙·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배한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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