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전화통화를 하고 이란 문제를 논의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미국 백악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날 오후 낸 성명에서 "지도자들(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이 이란의 위협, 그리고 다른 중요한 양자 및 지역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통화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2일 이스라엘 남부 에쉬켈론에서 새 공장 12개를 착공하는 기념식에 참석해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를 언급했다.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이스라엘 안보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이란 문제뿐 아니라 요르단계곡 합병, 미국과 이스라엘의 안전보장조약도 얘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올해 9월 총선 직전 요르단계곡을 시작으로 요르단강 서안을 합병하겠다고 강조했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거주하는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뒤 강제로 점령한 지역이지만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인정받지 못한다.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의 합병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경우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의 거센 반발을 부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에 빠진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21일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뒤 야당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 의회가 차기 총리 후보를 논의하고 있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권좌를 지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의 통화 사실이 공개되기는 지난 2주 사이 두 번째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19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미국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을 인정한 결정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 하루 전인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이 국제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더는 간주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팔레스타인 분쟁, 이란 문제 등 중동정책에서 끈끈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2월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이른바 `예루살렘 선언`을 발표해 노골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
또 올해 4월에는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을 최대 위협국으로 여기고 있으며 미국은 작년 5월 이란 핵합의를 탈퇴한 뒤 이란과 크게 대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