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체 직원 수 6만명이 넘는 '통신공룡' KT를 이끌 차기 회장 후보에 37명이 결정돼 인선 경쟁에 들어갔습니다.
KT가 정권 교체기마다 정치적 외풍과 내부 잡음이 반복됐던 만큼 차기 회장은 달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지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그룹 총수일가가 아니어도 총수가 될 수 있는 자리'
계열사 43개에 전체 직원수 6만명이 넘는 차기 KT 회장직 최종 후보군은 37명입니다.
업계에서 유력하게 보는 외부 공모 후보로는 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 정동채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고,
사내에서는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오성목 KT 네트워크 부문장 등이 꼽힙니다.
그간 외풍에 시달렸던 KT는 벌써부터 '리틀 황창규나, 낙하산이냐'를 논하는 상황.
차기 회장 후보 1인을 선출하는 최종 이사회에서 황 회장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고,
정관을 변경해 선임 절차를 세분화 했지만 새 노조는 소용 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오주헌 / KT 새노조 위원장
"회장 선임 절차에 있어서 실제로 황창규 회장이 개입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황창규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인회 이사가 실질적으로 인사를 주도하게 돼 있거든요."
실제로 황 회장은 최근 출장 길에 올라 막판 임원 인사까지 챙기겠다는 뜻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습니다.
정치권 낙하산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현재 회장 인선을 진행하는 KT 지배구조위원회에 김대유 전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 경제정책수석비서관이 포함됐습니다.
2002년 민영화가 이뤄진 KT 인사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CEO 리스크의 연속' 이었습니다.
민영화 이후 첫 CEO였던 남중수 사장은 납품 비리에 연루돼 중도 사퇴했습니다.
이석채 회장 역시 횡령, 배임 등에 연루돼 곤욕을 치뤘고, 황창규 회장도 검찰 수사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단기 실적에만 매달리면서 통신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위정현 /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KT는 현재 국내 사업에 머무른 우물안 개구리 사업체입니다. 통신, 콘텐츠 시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기업으로 나가지 않으면 기업이 죽는 상황입니다. KT 회장은 글로벌 IT 기업으로 나갈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경쟁률 '37대 1'의 KT 차기 회장 후보가 이번 주에 5명으로 추려진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연말까지 최종 1인이 확정되면, 내년 초에 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됩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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