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합의를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등 대외 악재로 국내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해외 부동산과 실물자산 등에 투자하는 대체투자형 펀드에 자금이 쏠리는 모습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해외투자 펀드 설정잔액은 177조4천237억원으로 지난달 말(174조8천696억원)보다 2조5천541억원이 늘었다.
또 해외투자 펀드들이 담은 투자자산의 평가 가치가 높아지면서 전체 순자산총액도 이달 21일 기준 183조8천977억원으로 지난달 말(180조5천563억원)보다 3조3천414억원 늘었다.
해외투자 펀드를 유형별로 보면 `특별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에 이달 들어 1조2천345억원이 유입됐고 순자산총액도 1조3천382억원이나 늘어 증가액이 가장 컸다.
이어 부동산 펀드에 8천930억원이 들어왔고 순자산총액은 1조257억원이 늘었다.
채권형과 주식형의 설정잔액은 각각 1천925억원, 460억원이 증가했다. 해외투자 펀드 가운데서도 주식형의 인기는 시들해지는 모습이다.
※해외투자펀드 현황/금융투자협회(11월 21일 기준, 단위: 억원)공모와 사모 가운데 해외투자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쪽은 사모펀드다.
사모 해외투자 펀드의 설정잔액은 이달 21일 기준 139조3천184억원으로 지난달 말(136조3천963억원)보다 2조9천221억원이 늘었다. 순자산총액도 3조4천858억원가량 증가했다.
역시 특별자산(1조2천383억원)과 부동산(9천153억원)에 투자하는 펀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반면 국내투자 펀드의 설정원본도 지난달 말 458조3천854억원에서 이달 21일 465조6천848억원 수준으로 7조2천994억원가량 늘긴 했지만, 증가액의 대부분인 7조987억원이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유입된 자금이다.
MMF는 만기 1년 이내 국공채나 기업어음 등 단기 우량채권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어 투자자들이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할 때 자금을 잠시 넣어두는 창구로 활용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중순 기준금리를 인하해 시중 유동성이 늘어난 가운데 최근 국내증시가 크게 출렁이고 채권금리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MMF에 쏠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서는 이달 들어 하루(11월 4일)만 빼고 14거래일간 자금 유출이 이어지면서 총 5천32억원이 빠져나갔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외 펀드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부동산 등 대체투자상품 영역이 크기 때문"이라며 "최근 국내 기관들을 중심으로 해외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