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익 세력과 일본 정부 등의 압박 속에 중단된 소녀상 전시가 일본에서 재개될 전망이다.
일본군 위안부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일본에 선보였다가 중단된 전시회 `표현의 부자유전(不自有展)·그 후`를 재개하기로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 실행위원회와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실행위원회가 30일 합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측은 다음 달 6∼8일부터 전시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하되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협의하기로 전시 중단 문제를 놓고 현지 법원에서 이날 열린 가처분 사건 심문 기일에서 합의했다.
아이치 트리엔날레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아이치현 지사는 경비와 관련한 협력, 사전 예약자에 대한 순번표 배부 등 전시 재개를 위한 4가지 조건을 제시했으며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추진위원회 측이 이를 수용해 화해가 이뤄졌다.
전시 내용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필요에 따라 관람객에게 교육을 하는 것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아이치현이 설치한 검증위원회 중간 보고서 내용을 관람객에게 미리 알리는 것 등이 오무라 지사의 조건에 포함됐다.
일정이나 세부 조건 운용에 관한 협의 과정에 별문제가 없으면 소녀상 전시는 중단 한달여만에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다음 달 14일을 끝으로 종료하기 때문에 소녀상이 다시 전시되는 기간은 일주일 정도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1일 개막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는 일본 공공 미술관에 소녀상을 처음 전시한 행사였으나 우익 세력의 협박 등이 이어진 가운데 사흘 만에 중단됐다.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실행위원회는 전시 중단에 맞서 재개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나고야(名古屋) 지방재판소(법원)에 제기했다.
전시 중단 결정에 앞서 가와무라 다카시(河村たかし) 일본 나고야(名古屋) 시장이 전시 중단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대한 보조금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압박을 가했다.
실제로 일본 문화청은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중단 등을 이유로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전체에 대한 보조금을 취소해 사실상의 검열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