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혁명` 5주년을 맞아 많은 홍콩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와 행정장관 직선제 도입 등 민주화 확대를 요구했다.
민주화 운동 진영 시민·사회 단체들의 연대체인 민간인권전선은 28일 오후 7시(현지시간) 홍콩 도심 애드미럴티에 있는 타마르 공원에서 우산 혁명 5주년 기념 집회를 열었다.
이는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도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시작되고 나서 17주 연속 이어지는 주말 시위이기도 하다.
이날 집회에는 주로 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검은 옷을 입은 시민 최소 수만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참석자들은 홍콩 정부가 시위대의 `5대 요구`를 모두 수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송환법 공식 철회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다.
두 딸과 함께 집회 현장에 나온 웡씨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우산 혁명과 최근 시위의 차이점은 사람들이 더욱 단결하게 되었다는 것"이라며 "사회가 시민들 투표로 선출되지 않은 사람들이 차지한 정부에 통제되고 있다는 점에 시민들이 눈을 뜨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거리에는 "우리가 돌아왔다"(We are back)이라고 적힌 노란색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지만, 곧 경찰에 철거됐다.
또 중국을 독일 나치에 비유한 `CHINAZI`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인도 곳곳에 붙었다.
시위대는 이날 거리에 있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 동상 머리 위에 시위대를 상징하는 노란 플라스틱 헬멧을 씌우기도 했다.
홍콩 정부가 지난 4일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밀려 송환법 철회를 발표했지만, 홍콩에서는 여전히 민주화 요구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초기에는 송환법 반대 시위 성격이 짙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민주화 요구 시위 또는 반중국 시위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많은 시민은 이날 우산 혁명이 시작된 장소인 하코트 로드를 점거해 경찰과 충돌했다. 또 일부 시위대는 인근 홍콩 정부 청사로 몰려가 주변에 설치된 높은 장애물을 넘으려 해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정부 청사와 인근에 있는 중앙인민정부 홍콩주재 연락판공실 일대를 중심으로 2천여명의 경찰관을 배치했다.
홍콩 시민들은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면서 2014년 9월 28일부터 79일간 도심 도로를 점거하는 장기 시위를 벌였다. 우산 혁명이라는 말은 시위대가 해산 작전에 나선 경찰이 무더기로 쏘는 최루탄을 우산을 펼쳐 막은 데서 비롯됐다.
당시 하루 최대 50만명의 시민이 참여해 민주화 확대를 요구했지만 결국 1천여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체포된 가운데 미완의 혁명으로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