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코스피가 당초 우려와 달리, 이달 들어 연일 상승하고 있지만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 역시 늘고 있습니다.
특히 한때 시장의 관심이 적었던 남북경협주와 제약·바이오주 중심으로 공매도 물량이 대거 몰리면서 경계감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데요.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관련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증시가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공매도 잔량이 함께 늘고 있다고요?
<앵커>
코스피는 지난 3일부터 어제(23일)까지 12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090선에 마감해 지난 7월24일 이후 약 두달여만에 2100선 재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거래잔고가 동시에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대차거래잔고는 68조1,000억원으로 약 한달전(8월26일: 65조2,000원) 대비 3조원 가량 증가했습니다.
대차거래잔고는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으로 이 규모가 많을수록 공매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공매도 물량이 집중된 업종은 뭔가요?
<기자>
그간 증시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남북경협주가 대표적이었습니다.
북한 경제 개발 시 가장 먼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여겨지는 대표 인프라 관련주인 대아티아이(36.92%)와 북한 지역과 인접한 곳에서 호텔·레저 사업을 하는 아난티(24.69%)의 9월 수익률은 이달에만 20~30%였습니다.
대아티아이는 같은 기간 470만주의 공매도 물량이 몰려 코스닥 공매도 상위 창구에서 1위를 기록했고 특히 어제(23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뒤이어 아난티는 4200만 거래량 중 260만주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져 2위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시장에서 관심이 멀어진 남북경협주가 최근 다시 주목받는 배경은 뭐죠?
<기자>
앞서 북한에 대해 강경파로 분류돼 온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 소식이 남북경협주 상승의 시발점이었습니다.
아울러 오늘로 예정된 한·미 정상의 만남을 통해 공조와 동맹 강화는 물론, 북한 비핵화 문제가 집중 논의될 가능성이 큽니다.
비핵화가 현실화됐을 시 북한에 대한 우리 기업의 투자가 대거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관련 종목에 훈풍을 불어넣었습니다.
<앵커>
남북 경협주 이외에도 경계해야 할 업종은 뭔가요?
<기자>
기나긴 침체기를 거친 후 최근 반등에 나서고 있는 제약·바이오주도 주의해야 할 대상입니다.
앞서 임상3상 중단으로 신라젠에는 210만주, 에이치엘비생명과학과 CMG제약도 각각 110만주의 공매도 물량이 몰렸습니다.
특히 이날 오전 당뇨병성신경병증 치료제 후보물질인 '엔젠시스(VM-202)'의 글로벌 임상 3상에 오류가 있어 결과 발표를 연기한 헬릭스미스(90만주)도 공매도 상위 창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앵커>
남북경협주와 제약·바이오주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은 어떤가요?
<기자>
이번주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진단이 나옵니다.
남북경협주의 경우 오늘 진행될 한·미 정상회담에서 시장에 우호적인 결과가 나와야 추세적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또 이번에 주가가 상승한 이유는 실적과 관계없이 이슈나 투자심리에 의한 것으로 상황에 따라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한·미 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이후에도 북·미 회담에 이어 남북경협 사업 추진이라는 시점까지 다다르기엔 시기상조란 분석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담 결과에 따라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될 수 있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금 남부경협주에 투자하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의견도 비슷하죠?
<기자>
분식회계 의혹과 연이은 임상실패 등 이미 신뢰가 바닥인 가운데 이번 헬릭스미스의 임상3상 연기로 업종 전반에 대한 불신이 다시금 확산되는 분위기입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대와 달리 헬릭스미스의 임상 3상 결과가 실패로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여 동종 업종의 투자심리도 악화되면서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증권부 김원규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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