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김포에서 23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돼지고기 가격에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17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이후 48시간 돼지 일시 이동 중지 조치로 일시적으로 상승했던 돼지고기 경매가는 이 조치가 해제되면서 19일부터 안정을 되찾았지만, ASF 확진 판정이 또 나오면서 재상승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축산유통종합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23일 오후 8시 기준 전국(제주 제외) 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 평균(등외제외) 경매 가격은 kg당 4천824원을 기록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기 전인 16일 돼지고기 경매가는 4천403원이었다.
그러나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으로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18일 6천201원까지 뛰었다가 19일 5천828원, 20일 5천17원으로 내리면서 안정세를 되찾던 중이었다.
경기도 김포 농장에서 추가로 나온 확진 판정으로 다시 돼지 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진다면 출하가 중단되고, 이 경우 경매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최대 19일에 달하는 잠복기를 거치면서 확진 사례가 잇따르는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된다면 돼지고기 소매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조사한 국산 돼지고기 삼겹살 100g 소매가는 23일 오후 8시 기준 평균 2천109원을 기록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전인 16일 소매가는 2천13원이었지만 일시 이동중지명령으로 19일 2천103원까지 상승했다가 20일 2천92원까지 다시 떨어졌다.
23일 가격은 이보다 조금 더 올랐지만, 아직은 평년(2천146원)과 비교하면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대형마트의 경우, 1∼2주일 정도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도매가 상승이 곧바로 소비자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내 돼지고기 수급 상황을 봐도 8월 말 기준 돼지 사육두수는 1천227만 마리로 평년 대비 약 13% 많고 돼지고기 수입량과 재고량도 평년을 웃도는 상황이다.
그러나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도매가 상승에 따른 소매가 연쇄 상승은 물론 소비 위축에 따른 매출 타격도 피할 수 없다.
실제 중국에서는 지난해 4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이후 돼지고깃값이 40% 넘게 급등했다.
`돼지 흑사병`이라고도 불리는 이 질병은 폐사율이 최대 100%에 이르는 데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과 2017년 구제역 파동 당시 돼지고기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