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들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3기 신도시 등 굵직한 부동산 정책들이 발표됐는데요.
정부 정책이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추가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남아있는지 진단해봅니다. 신인규 기자입니다.
<앵커>
정치권에서는 분양가 상한제를 완화하는 법안까지 발의가 되면서 제도가 실제 시행될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추세를 감안하면 늦어도 연말에는 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문제는 분양가 상한제가 부동산 시장에 어떤 효과를 가져오느냐는 점입니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도와 다른 현상이 곳곳에서 눈에 띕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파주 운정신도시에서는 이례적으로 완판 단지가 나왔습니다.
분양가 상한제 계획이 발표되기 전인 올해 6월만 하더라도 미분양 사태가 이어지던 것을 감안하면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인천과 서울에서는 잇따라 청약경쟁률이 수백 대 1을 넘는 곳이 등장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공급 축소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금 신축 물량을 사두자는 투자심리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9월 첫째주 기준 서울 아파트값도 10주 연속 상승하며 정부가 추가 규제를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미 정부 공약으로 내놓은 전월세 상한제는 그 초석인 전월세 신고제가 여당 발의로 국회에 올라갔습니다.
전문가들은 시세 차익의 일정 부분을 국채로 환수하는 채권입찰제나, 고강도 규제로 꼽히는 주택거래 허가제 등을 앞으로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대중 명지대학교 교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이후 청약률이 과열되면 채권입찰제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봐야 하고요. 그래도 주택시장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이미 어느 정도 시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지금 주택을 거래하는 경우 자금 계획서를 내야 합니다. 주택거래 허가제까지도 도입 가능성은 있습니다."
<인터뷰>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재건축 연한을 늘리는 거죠. 박근혜 정부에서 갑자기 40년에서 30년으로 줄였잖아요. 그것을 30년에서 40년으로 늘리는 카드가 있겠고, 지금 주택거래 허가 이런 것들도 굉장히 문제가 있을 때는 도입했던 방식이고, 그런 것들이 가능하겠죠. 양도소득세도 그렇고,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아직 많다고 생각이 돼요."
다만 정부가 내놓은 정책마다 기대하지 않았던 효과가 발생하고 있는 점은 살펴볼 부분입니다.
고양 창릉과 남양주 왕숙, 부천 대장, 인천 계양, 하남 교산 등 수도권 3기 신도시 계획이 구체화됐는데, 인근 교통 악화와 슬럼화가 우려되면서 기존 1,2기 신도시 주민들 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3기 신도시 예정지 주민들도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강용규 운정신도신연합회 국장
"2기 신도시 목표는 자족도시였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파주에는 기업유치 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자족용지도 3만평이 넘게 있는데 LH에서 아파트 땅으로 만들어서 분양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국 정부가 처음에 약속을 지키지 않고 땅장사만 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부 정책이 파열음을 내는 동안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 건설 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9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는 61.7을 기록했습니다.
100이 넘어야 앞으로 시장이 좋아질 것으로 공급자들이 전망한다는 뜻인데, 굵직한 정책이 발표된 뒤 달이 지날수록 경기 전망은 하락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안정을 시켜야 하는 주거로서의 부동산, 또 한편으로는 육성을 시켜야 하는 산업으로서의 부동산.
상충할 수 있는 두 가지 가치를 두고 정부 정책이 균형점을 찾지 못하면서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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