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들어서면서 금융사들이 이른바 '펫코노미' 시장에 잎다퉈 뛰어들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위한 보험은 물론이고 적금과 카드, 신탁 상품까지 등장할 정도입니다.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반려동물이 한 해 동물병원에서 진료받는 횟수는 5.3회.
병원에 갈 때마다 진료비로 평균 11만원 정도를 냅니다.
1년에 50만원이 넘는 돈이 반려동물 진료비로 쓰이는 셈입니다.
사람 못지 않게 병원비가 들어가는 만큼 부담도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한 조사결과를 봤더니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의 92%가 진료비에 부담을 느꼈습니다.
이에 금융권은 이른바 '펫코노미' 시장을 잡기 위해 반려동물 관련 상품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보험사가 가장 적극적입니다.
반려동물 등록제가 의무화되면서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부터 월 3~5만원 수준의 펫보험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기형 DB손해보험 신시장보험파트 과장
“최근 저희는 비문 인식 기술을 보험에 도입해 (반려동물 관련) 상품을 출시하게 됐고요. 비문은 인간으로 치면 지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
반려동물과 관련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특화 카드들도 눈에 띕니다.
동물병원, 애견샵 등에서 카드로 결제할 때 일정 금액을 할인해주는 상품들이 대표적입니다.
시중은행들은 동물등록증을 제시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해주는 적금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반려동물의 양육자금을 맡기는 신탁 상품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관련 산업 규모는 약 2조6천억원.
오는 2027년에는 6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제 막 걸음마 단계인 펫금융시장 성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앵커>
반려동물 관련 금융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반응은 좋지 않습니다.
보험의 경우 보장내용이 적고, 은행권 상품도 일반상품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어서 지수희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 애견 카페입니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반려견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펫 관련 금융상품에 가입한 적이 있냐고 물었지만 가입자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8개월된 강아지 '보름이' 엄마도 동물병원 진료비가 걱정돼 일반 금융상품으로 비용을 모으고 있습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반려동물 보험이나 적금이 신통치 않다는 이유에 섭니다.
<인터뷰> 제하경 / 애견주
"나중에 강아지가 나이들었을 때 병원비 많이 들어서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해서요. (그런데 왜 보험 안드셨어요?) 보장을 잘 안해준다고 해서요."
반려동물의 미래 자금에 대한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상품가입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는 겁니다.
펫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비싸지만 슬개골 탈구 같은 대표적인 질병은 물론 중성화 수술, 예방 접종비 등 기본적인 보장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
"보장하는 질병의 종류나 명칭이 정립될 필요가 있고요. 진료비도 표준화 돼서 보장내용이 예상이 되는 상품 구성이 필요합니다.",
은행권이 내놓은 펫 관련 상품들은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터뷰> 제하경 / 애견주
"강아지 보험은 들어봤는데.. 예금은 못들어봤어요."
실제로 시중은행의 펫상품은 출시한지 2년 가까이 됐지만 실적은 미미한 상황입니다. (시중은행 펫 상품 실적 : A적금 - 69억원, A신탁 - 2억7천만원, B적금 - 79억원, C신탁 - 39만원)
일반 금융상품과 차별화가 크지 않고, 보험권 만큼 다양한 상품이 출시되지 못한 탓입니다.
<인터뷰>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부 교수
"새로운 상품들은 리스크가 커서 보통 제2금융권 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은행들이 새로운 상품을 못내놓는 이유는 그 결과들을 확인해봐야 하거든요."
"이런 지적 때문에 최근 금융권에서는 다음달 반려동물 등록 의무화를 앞두고 신상품 출시나 상품 리뉴얼 등 펫금융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
지수희 기자 shji6027@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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