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실상 자취를 감췄던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형 펀드 조성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에 맞춘 행보로 풀이되는데, 과거 부실 투자로 인한 피해 사례를 잊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PF 전문 사모운용사 헤리티지자산운용은 최근 대구 수성구 오피스텔과 상업시설 건축에 필요한 선순위 대출 펀드를 조성했습니다.
시행사가 대주단으로부터 대출받은 2,600억원 가운데 1,200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로, 국내 증권사들도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헤리티지운용은 지난 5월에도 롯데백화점 인천점 매입 과정에서 후순위 대주로 참여, PF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모았고, 이지스리얼에셋투자운용도 시행사가 서울 상도역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950가구를 짓기 위해 대출 받은 30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를 설정했습니다.
전문 운용사가 아닌 종합자산운용사들도 이같은 사업에 뛰어들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기관을 넘어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손을 뻗치는 모양새입니다.
실제로 KB자산운용은 프로젝트금융회사(PFV)를 조성해 KB국민은행 명동 본점 개발형 사업 중순위 대출을 진행, 이 대출에 투자하는 펀드를 공모형 상품으로 출시했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과 9호선 종합운동장역 인근 PF 사업장의 선순위 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공모 펀드를 내놨습니다.
이처럼 공모와 사모를 막론하고 국내 부동산에 대한 PF 대출형 펀드가 생겨나고 있는 것은 저금리 시대 추가 수익률을 원하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의 수요를 포착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통상 부동산 개발 사업에 제공되는 대출 금리가 연 6~7%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대출형 펀드가 기존 부동산을 매입해 임대수익을 얻는 투자에 비해 위험성이 높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합니다.
시행사나 시공사들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가장 먼저 은행을 찾아가게 되는데,
우량한 건설사들은 은행에서 자금 조달이 용이한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건설사들이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워 비싼 이자를 지불하면서까지 택한 방법이 바로 부동산 펀드를 통한 자금 조달이기 때문입니다.
즉, 금융위기 이후 각종 개발사업이 중단되면서 부동산 펀드가 부실화되고 투자자가 손실을 입었던 과거의 사례를 항상 상기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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