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핵심기술을 빼돌려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기는 범죄가 대구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기업과 관련 기관 관계자 등은 "우수 기업이 기술 유출 탓에 하루아침에 망할 수도 있다.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최근 지역 벤처기업인 A업체가 특허받은 생물 농약 기술을 빼돌려 제품을 생산·판매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경쟁사인 B업체 간부 C씨 등 2명과 법인을 불구속 입건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C씨는 2016년 3∼5월 자신이 근무했던 A업체에서 대외비로 관리하는 생물 농약 제조 기술 등을 휴대전화로 찍거나 외장 하드에 담아 B업체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이러한 범행에 가담한 대가로 퇴사 후 B업체 간부직원으로 이직했다.
C씨와 범행을 공모한 B업체 또 다른 간부직원도 과거 A업체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2012년 퇴사 당시 기술 자료를 일부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B업체는 C씨 등이 빼돌린 기술을 활용해 최근까지 각종 제품을 생산·판매했으며, 지난해에는 무역협회에서 300만 달러 수출탑까지 받았다.
피해 벤처기업 관계자는 "C씨 등이 빼돌린 핵심기술은 우리 회사 임직원들이 지난 10년 동안 피땀 흘려 개발한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30∼50억원가량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등으로 C씨 등 혐의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했다"며 "혐의와 관련한 보강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기술 탈취 사건은 대구에서만 매년 평균 10건 정도 적발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구 한 화장품 제조업체에 근무했던 직원이 핵심기술을 빼돌려 공장을 차린 뒤 제품을 생산·판매해 수억원가량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등 수사당국은 기업 기술유출 피해 방지를 위해 전담팀을 꾸리는 등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사건 인지에서부터 법원 판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피해 규모에 비해 처벌 수위도 대체로 약해 유사 범행이 계속 이어지는 실정이다.
대구시도 지역 벤처·중소기업들의 기술 유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인터넷진흥원과 대구정보보호지원센터를 마련해 사이버 정보 보안 점검, 현장 컨설팅 등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업 내부자를 통해 이뤄지는 기술 유출을 완전히 근절할 방법은 없다"며 "그러나 온라인상에서 발생하는 유사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여러 대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