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300인 이상 사업장은 지난해 7월부터 주 52시간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 기업들은 바뀐 근로 문화를 받아들이는 추세지만 몇몇 업종은 업무의 특수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산업계 부작용을 줄이려면 이들 업종에 맞는 보완 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송민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A 호텔 인사 담당자는 지난해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되면서 성수기 일하는 시간을 늘리고 비수기에 줄이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고민이 많습니다.
연말연시 성수 기간이 넉 달가량 되는데 탄력근로시간제의 단위 기간은 석 달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집중 근로 시간만 따져 보면 한 달 반 정도로 더 짧아지는데, 비수기 인력이 남아돌 상황이 우려돼 신규채용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IT와 게임 업계에선 선택적 근로시간 제도를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택적 근로시간 제도란 근로자 스스로 일 단위 또는 주 단위로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하지만 현행 제도의 정산 기간은 한 달 밖에 되지 않아 IT 서비스 업종인 B사의 경우 고객사 응대 등 프로젝트 완성 단계에서 넉 달가량의 집중 근무가 필요하면서 직원 활용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정유화학 업계도 공장 정기 보수를 위해 두, 세 달의 집중 근로가 요구되면서 현실적으로 근로시간 한도를 지키기 어렵긴 마찬가지라고 호소합니다.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를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추광호 /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실제 운영할 때에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고, 선택적 근로시간제 같은 경우에도 정산 기간을 더 연장함으로써 기업들이 유연하게 근로시간 제도를 운영하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오는 2021년부터는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확대 적용되는 만큼 보완 법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정부도 주 52시간 근로제 보완 방안의 법제화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씽크) 이재갑 / 고용노동부 장관 (지난 2월 19일)
"노동 시간의 유연성도 확보와 균형 있게 맞춰서 노동자들의 건강권 보호 문제, 임금 감소 방지 방안 등이 균형 있게 다뤄져야하는데 앞으로 국회에서 조속히 법제화 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또,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하는 근로시간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노사정이 서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