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생선류와 콩류를 자주 먹으면 실명 위험이 큰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안과 강경태·김유철 교수팀은 2010∼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40세 이상 5천8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상시 식이 습관과 황반변성 발병 사이에 이 같은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1일 밝혔다.
노인 실명 원인 1위인 황반변성은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눈의 황반 부위가 손상돼 시력을 잃는 질환이다.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노년기 실명을 일으키는 3대 안과 질환으로 꼽힌다.
이 질환은 크게 망막의 광수용체와 세포들이 죽는 `건성(비삼출성)`과 황반 아래 맥락막에서 새 혈관이 자라는 `습성(삼출성)`으로 나뉜다. 습성의 경우 항혈관내피성장인자를 주입함으로써 시력 악화를 늦추는 치료가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지만, 건성은 아직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예방 노력이 절실한 실정이다.
미국 및 유럽의 연구에서는 중기 황반변성 환자가 아연, 구리, 비타민C·E, 베타카로틴을 섭취하면 후기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위험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오메가-3가 풍부하고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지중해식 식사가 황반변성 유병률을 낮춘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는 아직 황반변성과 식이 습관에 대한 연관성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가 평소 먹는 음식을 곡류, 두류(콩류), 육류 및 난류, 생선류, 채소류, 해조류, 과일류, 우유 및 유제품, 음료수, 주류, 간식류로 나눠 그 섭취량 빈도에 따라 각각 4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안저 촬영 검사를 시행해 황반변성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 결과 7.5%가 황반변성(초기 6.8%, 후기 0.6%)으로 진단됐다.
분석 대상 음식류 중 황반변성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건 생선류와 콩류였다.
생선류의 경우 두 번째로 자주 먹는 그룹(3사분위)이 가장 덜 자주 먹는 그룹(1사분위)보다 초기 황반변성을 가질 위험도가 39% 낮았다. 또 콩류는 같은 조건에서 후기 황반변성이 생길 위험도를 79% 낮추는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생선류와 콩류 모두 가장 자주 먹는 그룹(4사분위)에서는 이 정도의 유의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강경태 교수는 "음식은 식사할 때 딱 한 종류만 섭취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후향적으로 평가하는 섭취 빈도에 대해서는 통계학적인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이런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생선류와 콩류를 덜 먹는 것보다는 자주 섭취하는 게 황반변성에 일정한 보호 효과를 가지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면서 "향후 생선과 콩을 어느 정도로 섭취해야 예방효과가 가장 높은지 등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번 연구에서는 과일류 섭취가 잦을수록 초기 황반변성의 위험도 낮았으나 통계적인 유의성은 생선류와 콩류에 미치지 않았다. 반면 육류는 섭취가 잦을수록 후기 연령 관련 황반변성의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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