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에서도 공급과잉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이 주도권을 잡은 LCD 대신 OLED를 새로운 `캐시카우`(cash cow)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현재 건설 중인 OLED 패널 공장은 월 41만9천장 규모로 한국의 증설 규모인 월 22만5천장의 약 2배에 달한다.
보고서는 그중 LCD 패널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 BOE(京東方)가 증설하는 규모만 14만4천장에 이를 것이라고 봤다.
이밖에 CSOT, 비전녹스(Visionox), TCL 등 중국 패널 업체들도 앞다퉈 대규모 증설에 나서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월 9만장 규모 공장의 가동을 앞두고 있고, 파주에도 총 월 4만5천장 규모의 증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충남 탕정에 짓게 될 OLED 공장도 월 9만장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이주완 연구위원은 "한국과 중국의 OLED 증설 속도가 수요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빨라 공급과잉이 심화할 우려가 높다"고 예상했다.
앞서 LCD 패널은 기술 범용화와 중국 정부의 보조금 투입이 맞물려 생산량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이후 공급과잉이 현실화하며 LCD 패널 시장은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고, 지난해부터 가격 하락과 수요 정체가 이어지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LCD TV 패널 매출은 전년 대비 20%가량 줄어들었다.
그사이 전 세계 대형 TFT-LCD 패널 시장에서 중국 BOE가 점유율 23%를 기록해 LG디스플레이(20%)와 삼성디스플레이(8%)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OLED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OLED를 대폭 성장시켜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국내 업체들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OLED 패널은 LCD와 달리 유기물을 다뤄야 하는 다소 아날로그적인 기술이어서 기기의 힘보다는 사람의 노하우가 더 많이 요구된다.
그 때문에 현재로선 중국 업체들도 수율 면에서 국내 업체들에 크게 뒤처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OLED 패널 생산능력을 비교해 보면 중국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이 연구위원은 "최근 중국 OLED 기업들의 수율이 빠르게 높아져 출하량이 늘어나고 있으며 신증설되는 공장은 대부분 6∼10.5세대의 최신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건설 중인 중국 공장의 양산 시점을 보면 대부분 2020년 이후여서 아직은 시간이 있다.
특히 현재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기본 양산 수준인 6세대 공정을 넘어서는 8.5세대, 10.5세대 공정은 2021년께가 되어서야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LG디스플레이가 짓고 있는 광저우 8.5세대 공장은 올해 안에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OLED 시장에서 여러 계획을 내놓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대형 OLED에서는 아직 실체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중국 정부가 현재 LCD보다는 OLED 쪽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어 중국의 동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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