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을 걱정해야 할 중년의 여성이라면 명절 음식을 편식하라고 권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변했다. 이는 비만이 유방암과 직결되는 탓이 크다.
저명 국제학술지 `암`(Cancer) 1월호를 보면, 미국 시티오브호프병원·스탠퍼드의대 등 다기관으로 구성된 `여성건강연구`(WHI)는 폐경 후 여성 6만1천3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3년 사이 체중을 5% 이상 줄인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견줘 유방암 발생이 12% 감소했다는 논문을 내놨다.
이를 두고 연구팀은 지금 현재 비만하더라도 체중을 줄이면 폐경기 여성의 유방암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비만은 암을 포함한 여러 질환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의 비만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폐경 후에는 유방암의 원인이 되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지방조직에서 공급되는데, 비만할수록 지방조직이 많아지고 이에 따라 에스트로겐 수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구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폐경 후 여성의 체질량지수(BMI)가 5㎏/㎡ 늘면 유방암 발생위험이 8∼19% 증가하는 것으로 본다.
덩달아 비만은 유방암의 한 종류인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이 증가하는 것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중에서도 포화지방 섭취, 즉 기름진 음식과 관련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신 해외 연구결과를 보면, 포화지방 섭취가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약 30% 정도 높았다. 2002년 전체 환자의 58.2%였던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 비율이 2012년에는 73%까지 상승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유방암학회 김성원 이사(대림성모병원장)는 "명절에 먹는 동그랑땡이나 떡갈비 한 개의 열량이 300∼700㎈나 되는 만큼 폐경기 여성들은 짧은 기간이라도 음식 섭취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은 다른 요인들과 달리 개인의 의지와 행동만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고, 이를 통한 예방도 가능하다"면서 "만약 본인 스스로 음식 조절이 어렵다면 가족들이 나서 함께 노력해주는 것도 유방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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