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를 이용해 비서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항소심이 29일 시작된다.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30분 안 전 지사의 강제추행 등 혐의 사건 항소심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이날 안 전 지사는 법정에 나오지 않을 예정이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심리에 앞서 공소사실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과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로, 정식 공판과 달리 피고인이 직접 출석할 의무는 없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이던 김지은씨를 상대로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5일까지 10차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추행과 강제추행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안 전 지사에게 `위력`이라 할 만한 지위와 권세는 있었으나 이를 실제로 행사해 김씨의 자유의사를 억압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명백히 인정되는 위력에 대해 너무 좁게 해석했다"며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도 위력 행사 여부를 둘러싼 판단과 김지은씨의 진술 신빙성 등을 두고 집중적인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는 21일 기자회견에서 "위력이 존재했지만 행사했다고 볼 증거는 없다는 논리를 만들었다"며 2심 판단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여성인권위원회도 23일 재판부에 "1심 판단은 위력의 `행사` 판단에 오류를 범했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찰 측은 이런 관점을 기반 삼아 항소심에서는 1심에서 증언했던 일부 증인 등을 다시 불러 새로 신문하자는 등의 재판 절차 관련 의견을 이날 공판준비기일에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낸 안 전 지사 측은 검찰 측이 새로 내놓는 주장에 반박하는 형태로 대응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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