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 증가했지만, 최근 폭락에 따른 반작용으로 상승 마감했다.
21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20달러(2.3%) 상승한 54.6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참가자들은 미국 재고지표와 뉴욕증시 동향, 산유국의 감산 이슈 등을 주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약 485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19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봤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는 9주 연속 증가했다. 2017년 3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증가 흐름이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130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8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4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23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미국의 정유설비 가동률은 92.7%로 이전 주의 90.1%보다 올랐다. 시장의 예상치는 91.11%였다.
원유재고가 증가하면서 WTI도 반락 압력을 받았지만, 상승세는 유지됐다.
WTI가 전일 6.6% 폭락해 2017년 10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최근 가파른 하락에 따른 반발 심리가 우위를 점했다.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많이 줄어들고, 설비 가동률이 높아진 점도 다소 안도감을 제공했다.
다음 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회의에서 감산이 결정될지가 원유 시장의 최대 변수다.
산유국들이 하루평균 100만 배럴에서 14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캬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관계를 고려하면 감산이 쉽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카슈끄지 사건 관련 사우디 왕실에 사실상 면죄부를 주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유가 하락은 미국과 전 세계에 대규모 감세와 같은 일로 대단한 것"이라면서 "사우디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를 더 내리자"면서 유가의 추가 하락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달 산유국 회의 이전까지 유가가 변동성 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톨토이스의 브라이언 케센스 이사는 "12월 6일 회동 전까지는 변동성이 클 것"이라면서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를 두고 다른 전망이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