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법원으로부터 `종교적·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판결을 받은 당사자 오승헌(34)씨는 이날 판결이 고의적 병역거부에 악용될 수 있다는 여론의 우려를 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상기된 표정으로 대법원 법정을 나온 오씨는 취재진과 만나 "지난 세월 간 2만여명에 달하는 (병역거부자) 선배·동료들의 인내가 있어 이런 판결이 있을 수 있었다"며 "현재 계류 중인 약 930여 건의 판결도 전향적·긍정적 판결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대체복무 도입 등이 남았는데, 이것이 병역기피의 수단으로 오남용될 수 있다는 국민의 우려가 있는 것을 안다"며 "이런 우려를 없앨 수 있도록 성실히 (대체) 복무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오씨는 2013년 육군 39사단에 현역병으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 따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그에게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날 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에 해당한다며 원심을 파기 환송했다.
오씨의 변호인인 오두진 변호사도 고무된 표정으로 "병역거부자에게 무죄 판결이 처음 나온 것이 2004년이었는데 그로부터 14년 만에 대법원 판결이 바뀌었다"며 "갈 곳이 없던 청년들이 범죄자가 아닌 신분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오씨는 앞으로 창원지법 합의부에서 파기환송심을 받게 된다. 법원은 그의 병역거부가 실제로 `양심적` 거부였는지를 심리한 뒤 이 점이 인정될 경우 대법원 판례에 따라 무죄를 선고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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